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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더
앙증
2014. 7. 15. 10:14
곰언니가 꿈속에 나왔다.
너무 오래간만이라 꿈을 깬 뒤에도 어벙벙했다.
한달 전쯤 대학 동기 결혼식에서 언니의 이름이 나왔기 때문인지 모르고,
어쩌면 매번 내 꿈속에 등장했지만 기억하지 못한 건지도 모르고
다른 무엇보다 언니의 눈빛이 기억난다.
참으로, 여전했다.
단단한 심지가 곧추 세워져 흔들림 없이 확고하고 확신있고...
내가 좋아하던 꼭 그대로의 눈.
'앙증!'하고 조금 혀짧은 소리로 나즈막히 불러주면서도 따뜻함이 담겨있던 음성.
언니가 꿈에 나온 김에 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행동과 행위에 대한 의미.
2000년 겨울 만일 언니가 학교를 상대로 끝까지 싸우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토록 언니를 믿지 않았을지 모른다.
언니의 말과 생각에 대한 설득력은 덜했지 모른다.
그 치열한 싸움을 지켜볼수 없었다면,
언니를 향한 애틋함이 지금같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생각에는 힘이 없다. 하지만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져 다른 사람을 자극하교 변화하고 행동학 만드는 그 힘은 분명 존재한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행동이 열두명의 제자를 변화시키고 행동하게 만들어 겨자씨에서 바오밥 나무와 같은 팽창을 만들었듯. 행동은 물질적인 것 외에 정신을 감화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그래서, 후회와 부정보다는 일단은 좀 더 믿기로 한다.
조금 숨을 고르고 기다려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