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수다

어쩌라고

앙증 2012. 3. 15. 12:44


사촌동생 승민이가 군휴가 나온차 집에 들렸다.
그날은 아빠 생신에다가 우리집 막내 승용이 생일 더불어
사촌동생 승민이 휴가까지 겹친
잔치 아닌 잔칫날이 돼버렸다.

온식구가 다같이 '짠' 도 하기 전에
알콜의 은총을 기다리지 못한 아빠는 위스키를 원샷에 드링킹.
그리곤 휴가나온 승*이를 붙잡고 또다시 뻔하디 뻔한 말씀을 시작하시었다.

"그래도 군대는 사내에겐 반드시 필요해."

그자리 앉아 있는 '사내' 중에 승용이와 군복무중인 승민이를 제외한
아빠 작은아빠 고모부.....참 쉽다. 
사람들은 참 쉽게 '방위'였던 자신들의 지난 세월을 잊곤 한다...;;



고기를 뜯는데, 막내고모가 시집가라고 잔소리를 해댄다.
우리엄마도 나보고 시집가라고 안하는데 왜 고모가 그러세요..
흑흑.. 

사실 어린시절부터 궁금했던게 있다.  
둘째고모부랑 막내고모부의 아직까지도 빛나는 미모...;;;
(둘째고모부는 알랑드롱을 닮았고, 막내고모부는 송승헌 눈작은 버전이다...
게다가 두분은 아직도 짙은 머리숱을 자랑하고 계시지...)

우리집안 자손대대로 뻗어가는 이 유전자를 가지고 
둘재고모랑 막내고모는 어떻게 고모부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인가?

"고모, 고모는 어떻게 고모부 같은 미남이랑 결혼했어?"

잠시 고모는 회를 집던 젓가락을 멈추고
오랫동안 고모부를 말없이 응시...
그리곤 한서린 목소리로..

"대신 마~않은걸 포기하면 돼! 아주 마~않은 걸!"

그러면서 자꾸 나보고 시집가라면
대체 어쩌라고.


나는 핏줄이 땡기나봐.
솔직히 조용히 조분조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외갓집보다
시끌벅적 싸움도 나고 토라지기도 하고 큰소리도 나지만
껄껄껄 크게 웃으며 풀어버릴 수 있는 친가 쪽이 좀 더 좋다.
결혼은 모르겠으나,
가족과는 훈훈하게 지내는게 얻는거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