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수다/서른에도꿋꿋이앙증!
크리스마스 즈음
앙증
2011. 12. 24. 00:11
백설기 부스러기 같은 눈이 떨어진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인 날, 선물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별로 춥지 않았다. 택시 탔기 때문만은 아닐거고. 그냥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금요일 저녁이다. 평소 같으면 동네파 퀴즈문제를 내거나 동네파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로 정신 없을 시간이지만, 올해는 일정을 간소화 한덕분에 이렇게 내 시간도 있다.
선물을 포장하고, 새로산 다이어리를 채워넣고 스티커를 붙이고... 올 한해를 떠올려봤다. 아직 마지막 날은 아니지만, 올한 해는 만족스런 한 해였다. 행운이 많았다. 그치만 그 행운을 위해 스스로가 한 노력도 있었다. 덕분에 나는 내 자신을 듬뿍 사랑할 수 있었다. 행복한 한해였다.
내일은 섭이네 모여서 놀 예정이다. 생각해 보면 교회놈들은 중등부를 시작으로 거의 매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왔었다. 20대 중반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런 반복이 얼마나 삶을 안정적이고 풍요롭게 만드는지 잘 안다. 거창한 꿈을 꾸는게 아니다. 대단한 행복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금것 내 인생과 내 주변이 평화로운 것처럼 그 평화가 여전하고 오래가길... 자잘한 걱정들도 멀리서 보면 아주 작은 모래알 같았을 뿐이길... 그러기 위해선 열심히 살아야 할 것 투성이, 싸워야할 것 투성이지만 말이다.
올해는 청년회를 정리했고(아직 인사도 못했다 ;ㅁ;) 당적은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중이다. 딱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결정하겠다. 무슨결정을 하든 난 충분히 존중받을 만한 사람이니까-.
오늘 나의 밤이 이렇게 고요하고도 평안하듯 사랑하는 이들 모두가 평안하길-.
아주 오래간만에 나는 두 손을 모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