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수다/서른에도꿋꿋이앙증!
이공일일 공일 일이
앙증
2011. 1. 12. 23:50
시작은 무한도전을 보고나서부터 였다. 나는 왜 MBC 개그맨이 아닐까?를 되뇌였다. 정총무가 쏘는 (결과적으로 노찌롱이 쏘게되었지만) 초밥이 먹고 싶었다. 게살이 한가득 올려져 있는 초밥을 먹으며 한글로 표현할 수 없는 비명을 되뇌이고 싶었다.
나도! 나도! 나도!!!!!! 꽃등심초밥 먹고 싶다고!!!!!!!!!!!!!!!!!!!!!!!!!!!!
그로부터 며칠간 눈을 감으면 초밥 그림이 떠다니고 입을 다물면 초밥의 촉감이 느껴졌다. <미스터 초밥왕>의 온갖대사와 장면이 생각났다. 나도 감겨있던 눈을 뜨며 밥알을 튀기고 눈물콧물아밀라아제를 쏟아 내며 일색인 맛을 칭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무실에 앉아 고뇌한 나는 다음의 결론에 이르렀다.
내가 서른평생 살면서 명품빽을 샀어? 비싼 화장품을 써? 그렇다고 성형을 했어?!?!?
먹고 살자고 이토록 깨알같이 고생하는데 초밥도 혼자 못사먹어!?!?!?!?!?
결국 네이버 길찾기에서 여의도에서 김뿌라 스시까지 가는 대중교통을 검색하는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그러던 찰나!
집에 들어간다는 마망에게 전화가 오고
집에 간다는 그녀를 낚아 채 연남동 김뿌라 스시를 찾고야 말았다. 음하하하.
고여있던 침과함께 드링킹 해줬던 미소시루!
그리고 시작된 천국의 나날들~
옆에 앉은 남자들이 먹고 있던 볶음누들도 엄청 떙겼는데
오늘의 초밥 세트를 먹었더니 배가 터질 것같아서 차마 누들을 더 시키는 만행은 저지르지 않았다.
정초부터 속썩인것도 있고, 언제나 동네파 일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은기에
마망의 초밥값은 내가 계산했다.
새해 결심은 못되겠지만, 먹고 싶을 땐 쓰고 싶을 땐 주저 없이 쓰겠다.
즐거운 오늘이 있어야 즐거운 내일이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