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수다
I Want To Hold Your Hand
앙증
2012. 5. 26. 19:48
여전히 사근사근하지 못하다.
어린시절 성까지 붙여 이름부른다고 삐친 친구도 있었다. 또래집단이 형성될 나이엔 화장실도 같이가고, 매점도 같이가고 그게 친한친구 사이의 의무사항 같은거였는데, 그걸 안해주는 편이었다. 그냥 가고 싶을 때 혼자가고, 매점은 귀찮아서 거의 안가고..ㅋㅋ
지금도 여러방면에 관해선 '혼자'하는 것이 편하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잘알기도 하고,
여자애들이 잘하는 손잡고 걷기 팔짱끼기 이런것도 잘 안하고 다녔다. 좋게 말하면 독립적인거지만 나쁘게 말하면 내 갈길 가는데 다른 사람 템포 맞출 여유까지 없었다는게 사실.
며칠전 아는 언니랑 근처를 걷는데 언니가 팔짱을 꼈다. 진짜 흠칫 놀랐고, 스스로 팔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난감했다. 어정쩡한 자세로 한참 길을 가는데 어렵더라. 사람이 사람에게 맞춘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말로.
아주 가끔 친구들의 손을 잡고 싶을 때가 있다. 손끝이 주는 예민한 감각으로 다른 사람을 느껴보고 싶을 때도 있고, 허전함과 서늘함에 온기가 그리울 때도 있다. 근데 막상 용기가 나질 않는다.
오래 묵은 사이일 수록, '내 이상의 것'을 시도하기 어렵다. 관계의 범위가 이미 결정나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친구의 손을, 내 주변 사람들의 손을 잡는 법을 배우고 싶다.
같이 걷고 맞춰주는 법을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