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엔 없는 짬을 내서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보고 왔다.
음악이나 영화 이야기 앞에 '좋은'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건 지극히 주관적인 일이다. 그 '주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의 일면에 와닿느냐가 '좋음'과 '나쁨'을 하겠지.

영화를 보는 도중, 박제 된 개가 나왔고 뜬금없이 통이의 마지막이 기억났다. 그 둔탁함이 주는 뻣뻣함은 더 이상 '생명이 아님'의 증거였으니까. 통이가 남긴 상처는 깊었고, 나는 지금도 때때로 아파한다. 다시 상기된 통증에 나는 한동안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는 와중에 화면 속 마담 프로스트의 짤막한 메모가 나왔다. 

""나쁜 추억은 행복의 홍수아래 가라앉게 해."

한줄로 압축되는 결론. 
그 위로가 너무나 따뜻해서, 설사 그 '위로'대로 살 수는 없다 하더라도, 살아가는 동안 그렇게 살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해봤다. 

1년 6개월. 나는 통이를 너무나 사랑했다. 웃을 일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아프로 힘들고 괴로울 때 함께 하며 위로 받을 수 있었다. 잃어버린 아픔에 저 아래로 가라앉아 버린 기억들을 떠올렸다. 왜 잊고 있었을까? 왠지 그 한마디가 이젠 그만 아파해도 된다는 명령 같아서. 왠지 모르게 안심이 돼서, 너무 고마워서,결국 나는 극장에서 얼굴을 감싸쥐고 엉엉 울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