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에 빠지면 그림을 그린다. (푸하하)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했던 교회 오빠의 얼굴을 그려놓은 그림이
몇 달전 책장정리하다 튀어나왔을 때
나. 죽을 때 태우고 가야할 게 꽤 많은 인간임을 깨달았다.


여튼 실은 추석때부터 그리고 싶었다.
(이런저런 일정이 많았던 관계로 오늘에야...)

스케치때부터 인체 뎃생이 안맞는단 생각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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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빠의 드넓은 어깨와 가슴팍을 그리고 싶었쒀..)




고작 먹칠 좀 한다고 책상위는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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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을 올리는 와중에도 아직 치우지 못했다.


나름, 머리카락 선도 붓질로 살았고 디테일 있게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카메라로 찍어놓으니 시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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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디테일하게 찍어봤다.
10호짜리 붓(그것도 서양화 붓)으로 얇은선 긋는거 쉬운 일 아니거덩요?
진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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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서랍(화구넣어둔 서랍)을 열어봤더니 재료가 죄다 썩고 있다.
포스터 칼라는 죄 말라 붙어 있고,
펜이랑 펜촉은 있는데 제도용 잉크가 안보여;;;
고백하건데 선물 받아 놓고 한번도 안쓴 파스텔이랑 렘브란트 색연필도 있음...

야심차게 빠레트에 짜놓고 말렸던 솔거 물감 48색은 곰팡이 피기 일보직전이네.
이거야 원. 돈이 아까워서라도 자주 사랑에 빠지고, 자주 그려야겠다.

이따위 그림으로 대길오빠의 대쪽같은 이미지를 훼손한 것에 대해선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한다. 오빠 (실력이 부족해서) 미안해요 ;ㅁ;


추노 감상문

소소한 수다 2010. 9. 27. 17:48

한 편당 약 70분에 달하는 24회를 2-3일에 걸쳐본다는 것은 커다란 노력을 요한다.
그러나 난 해냈다! 파하하.
대길이 보는 맛으로 우직하게 버텼다.

나는 내가 나쁜남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친구가 대길이보고 나쁜 남자란다.
아닌데... 오빤 비뚤어진 남자지, 나쁜 남자는 아니란 말이지.
(그러고 보니 설화한테 대길이가 나 좋아하지 말라고 말했던거 같다. 나쁜남자 맞는듯...)

남들이 다 대작이다 대작이야 소란할 때는 혼자 안보다가
이제와서 뒷북치는 건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드라마는 몰아서 봐야 감정이입이 더 잘된다.
내가 일하는 직군에서 드라마 꼬박꼬박 챙겨 보는것도 하늘의 별따기이고.

작년 이맘 때였던가? 푹 빠져있었던게 쾌도홍길동 길동이었는데, 주변에서 버림받고 의지할데 없고 그런 놈이 혼자서 나름 (비뚤어질 지언정) 굳세게 살아가는걸 보면 맘이 간다. 난 길동이 등짝만 보면 어찌나 외로워보이던지, 한동안 '만약에'노래만 들리면 눈물이 울컥 콧물이 훌쩍 나는걸 막아야 했었다.

사실 추석 때 원래 목표는 한성별곡을 보는거였다.
이제 곧 하게 될 프로그램이 정조 관련이었단 말이지.
내가 꾹참고 4편까지 봤는데, 영상화려하고 색감 죽여주고 조연들 연기 끝내주는데 빠진게 있어....
난 내가 그렇게 이쁜 얼굴을 밝힌다고 생각 못했는데 여주인공의 얼굴이 거슬리더라. 대체 왜 남주 둘이서 여주에게 푹 빠졌는지 느낌이 안와;;; 다급해도 왜 다급한지 감정 이입이 안돼;;;
그리고 주연 셋다 못해. 결국 4편까지 보다 말고 창을 꺼버렸다.

그러고 도전한게 <추노>.
그리고 대길 오빠를 만났다. (푸하하)
근데 추노 1편 보고 소리를 지른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아 놔 뭐 이래? 뭐 이렇게 대단해? 뭐 이렇게 스펙터클해? 노래만 들어도 말타고 텨나가야할거 같아!!!

근데 3회부터 나를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 있었으니... 한성별곡을 그만보게 만든 여주인공이 추노에 나온다;;; (그것도 3편부터 24편까지. ㅜ..ㅜ)
추노꾼 남자 셋이 맛깔나게 대사 주고 받는데 첫등장 발성부터 튀더라. 그것도 거슬리는데 연기도 못해.(한성별곡서 정적으로 참하게 나올 땐 봐줄만 했는데 통통 튀는 연기는 못견디겠음) 상큼발랄한 역할 같은데 귀여운척하면 내 손발이 오그라들어. 게다가 캐릭터까지 시망이야.

추노 방송 당시 언년이 욕은 들어먹어서 익히 알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론 설화가 더 싫다.
언년이는 그냥 답답한 수동적인 여성상인거고, 설화는 다르다.
개념은 어디다 팔아먹었으며 (언년이는 개념이라도 있었지), 뻔뻔하기가 하늘을 지르고...
내가 절대 대길이 오빠랑 같이 말타고 다녀서 그러는거 아님. 진짜 아님!

언년이는 욕이라도 먹었지, 설화는 보아하니 욕도 안먹은거 같던데. 정녕, 설화에 대해선 나만 분노한 것인가?
아이라인 눈썹라인 다그리고 나와 입술 찍어발라 분쳐발라 손톱손질해. 말타고 돌아다니는 와중에 분홍 치마 꼬까옷 입고 다녀. 게다가 중간에 대길이네 말 팔아, 말판 돈 지 돈 마냥 주막에 뿌려. 그래놓곤 사과 한마디 안해. 자기 버렸다고 징징대. 또 눈치코치는 어찌나 없는지, 언년이 결혼해서 총 맞은 것처럼 아픈 대길이 심장에 소금 뿌리기 대장이다. 언년이 결혼으로 울부짖는 대길이 앞에서 왜 자꾸 언년이 얘기는 해싸?!?!?!? (나랑 싸울래?)  
대길 오빠가 온산에 대고 가라고 쩌렁쩌렁 소리 지를때 내가 다 후련했다. (근데 24편까지 계속 나오다니...) 모든걸 다 참을수 있었지만, 진짜 못참았던건 타령 부르는거;;;; 적막강산 어찌나 산통을 깨던지.  






여튼 여자캐릭터는 초복이 빼고 다 시망이다. 남자들은 등장하는 사람마다 이렇게 우월하고 멋진데 이따위로 여자를 그려놓다니.... 이 정도면 여성비하다. (아이고)
나 좌의정이 출입하는 기방 기녀가 뭐 한건 할 줄 알았고, 명나라 옷 입고 다니는 언니가 대단한거 할 줄 알았다. 그리고 언년이는 큰 뜻이 있어서 나중에 혁명에라도 가담할 줄 알았지.-_- (솔직히 말해라 언년아. 그냥 신랑이 늙은게 싫었지?)
 
24편 내내 너무너무 잘봤는데,
모든 이야기와 인생에 로맨스를 추구하는 여성으로서 한가지 아쉬운 점을 덧붙이자면,
대길이랑 언년이 둘이 왜 사랑에 빠지는지가 안나온다;;;; (이건 한성별곡도 마찬가지)
어릴적 동무처럼 지냈는데 커서 고생하는 걸 보면서 대길이가 안쓰러워 했다든지,
어릴적 여동생처럼 지낸 사이인데 사춘기 지나니까 완죤 이뻐졌더랄지.
그리고 언년이도 좀 더 대길이한테 잘해야하는거 아닌감?
그냥 다소곳하고 이쁜 종 언년이만 나오니까 이해가 안된다. (남자애들은 그거면 됐지 뭘더 바라겠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렇게 힘든데 성격이 안억세진것도 이해 안돼. 언년이는 첫 등장부터 정승판서정실부인마냥 여성스럽고 착하고 그랬다.

추노 칭찬하려고 쓴 글인데
죄다 욕이네.
아니에요. 솔직히 추노 진짜 재미지거든요. 오죽하면 오늘 OST 사러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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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결론 : 내 앞에서 대길이 까면 사살.
                  그리고 난 역시 쉬운 여자.





  • 나 요즘, '호젓하다'라는 단어를 알것 같다. #
  • 늦은지 한참이지만 이제사 추노를 보고 있다. 이 감독 뭐야;;; 놀랍기 그지 없는 영상구성. 빠져들지 않으면 이상할만큼 멋진 남자들. 그런데 여자캐릭터를 왜 다 이렇게 만들어놔!!!! 거의 여성비하수준이다… 언년이가 미워지기 전해 설화 입부터 틀어막고 싶다 ㅠㅠ(me2tv 추노) #
  • 아… 이다해가 긴다 기어…. 이거구나!(me2tv 추노) #
  • 한적한 연희동 더도말고 덜도말아라(me2mms me2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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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풍왔다 날씨 좋고(me2mms me2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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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앙증님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혁' 이론

소소한 수다 2010. 9. 24. 16:35

'혁'이란 외자 이름은 멋있다.

여자들이 <독수리 오형제> 중, 건실한 건이 보다 혁이에게 빠지는 이유가 있다.
이를테면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광명처럼 굳건하고 한결같게 자라나는 건이 보다는,
쓰디쓴 운명에 부딪히며 세상을 냉소하고 비정한 세상 보기 싫다며 머리카락으로 한쪽 눈을 가린 채 거센 비가 몰아치는 밤 폭풍 바이크를 모는 둘째 혁에게는 분명 남다른 점이 있다.
남다르 다는 것은, 특별하다는 것.
어쩌면 독수리오형제 2호기 혁이가 여자들에게 매력 있는 이유는
젊음의 한때 질풍같은 사랑과 폭풍같은 낭만을 기대하기 때문이거나,
없어서 비뚤어진 놈은 뭔가 안됐다는 모성애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튼 <독수리 오형제>의 2호기 혁이는 '나쁜남자'로 강렬하게 내 머릿속에 남았다.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중간에 인조인간이 되어버린 아픔까지 있었던거 같다;;)
그런데 며칠전 나는 또 다른 혁이를 발견했다. (푸하하)
이름하여
(=추노 대길이)!
(이게 왠 또 뒤늦은 늦장단인가 싶지만 사랑에 선북 뒷북은 중요치 않고 외쳐보련다.)

아.. 장혁... 대길이 연기 잘해, 진짜 잘해 ㅠㅠㅠㅠㅠㅠbbbbbb
(혁 오빠, <내여자친구를소개합니다> 극장에서 보면서 바람개비 돌때 처 비웃었던거 미안)
대길이 오빠는 위인전기에 나올만큼 대쪽같지도, 올곧지도 않은데 또 그러면서 은근 마음 착하고 내 사람은 확실히 챙기고(오빠 사람만 되면 되는거니?), 욕하면서 잘해주고. (오빠 나쁜 남자니?) 게다가 추노질하면서 경기도에 2000평 넘게 논사두고 집사둔 부동산 부자.(퍼팩트! +_+)
빈정빈정 대면서 느끼하지 않게 적당히 지저분한게 너무 멋져.
그리고 한쪽 입꼬리 올라가면서 눈동자 삼백안 되면 완전 만화 주인공! 세상 누구랑 칼부림해도 지지 않을 악당같은 오빠 넘 좋아! ㅠㅠ

10화에서 언년이네 오빠 붙들고 쉰목소리로 '언년이 어딨냐?'할 땐 그 목소리 그 구절 핸드폰 벨소리로 만들까 하다가 참았다.
아아! 다시 생각해도 오빠는 정녕 멋있구나. ㅠㅠ 한여자 집착해서 조선팔도 유랑하며 10년을 따라다니는건 집착맞고 정신병 맞다. 하지만 장혁이 그렇게 해주만 땡큐베리머취 당케쉔 아리가또우고자이마스 그라시아스 메르시지.

지금 이틀 연이어 몰아치며 15부작째 보고 있는 중이다. 이제 9편 남았는데 한동안 대길앓이 할것 같다.

대길이 역이 장혁이 아닌 강지환한테 돌아갔더라면, 나는 한 남자에게 두번 반하는 수모(?)를 겪을뻔 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대길이 역할을 장혁이 맡은 바람에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었다. 파하하.
연기라고는 고작 놀라는 표정 그윽한 표정이 전부인 언년이나 나옴과 동시에 짜증을 유발하는 설화(년)에 관해 글을 쓴다면 A4용지로 박사 학위 졸업논문을 쓸수 있겠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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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혁이오빠와 더불어 "사연많은 여자">


이 글을 한참 쓰다말고 불현듯 스치는 기억이 있었다;;
우리 고등학교 동창생 '*혁'. (헉... 안돼!)
그 혁이는 3학년 내내 얼굴을 마주한 채 대화한적이 없었으며 (주로 책상과 머리를 일치시키고 자고 있었다) 1년 내내 대화 한거라곤 '야 *혁! 지각비 내' '너 얼마 밀렸는줄 알아?' 정도가 전부였던거 같다.

아.. 이거 잘하면 내 주장에 대한 <반론 1 >의 예시로 등장하겠는 걸;;;;
'혁'이란 이름에 대한 나의 굳건한 믿음이 통째로 부정당하는 순간이다
안돼! 혁이에 대한 믿음을 흔들지 말아~!!



여튼 결론 :
1. 혁이 오빠를 보니, 절권도가 배우고 싶다. 손가락 통통해도 가능할까요? 잽싸게 챱 질하다가 손가락이 상대방 몸에 끼는 거 아닐까요?
2. 나의 로망 중 하나인 말 타면서 포니테일 머리를 혁이 오빠가 헐벗은채로 해줬다.
   사랑해요 장혁♥
3. 성동일씨 나오면 이빨이 닦고 싶어진다 스켈링도 하고 싶어진다.  
4. 남자들이 죄 헐벗고 나온 1편 잊지 못하겠다. 24회까지 다보면 다시 돌려봐야지~
    다시 한번 <추노> 제작진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