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내가 싫어했던 것 중 하나가, 싸이월드 제목에 자기가 일하고 있는 프로그램 적어 놓는 거였다. 꼭 나의 전부가 내 '일'인것 같은 느낌을 주니까. 그 뒤로도 오랫동안 내가 프로그램이 '내 전부'가 되는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럼에도 나름 노력하고 있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우울하다. 내 존재확인이 어려워진 셈이니까. 출장간 피디랑 새벽 한시 두시 아침 여덟시 아홉시 통화를 마다 않으며 국회의사당 의원실을 하루 두번세번 들락날락 하면서 하고 있는데 성과가 잘 보이지 않는다. 보일거라고 생각했던 성과가 보이지 않으니 이렇게 우울함이 극에 달한다. 꼭 해야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그럴수도 없고.

 

페이스북은 푸념용으로 블로그는 기록용으로 사용하는 중이다. 푸념차 올려본다. 더 우울할 때 찾아보고 위안을 얻거나, 기쁠때 열어보고 안도하기 위해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