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재수가 없었다. 오지게 없었다.

 

팔자에 맞지 않는 백수를 계속하려다 보니 무료하기 이를데가 없었다.

올 하반기를 이렇게 무료하게 보낼줄 알았다면 메히꼬에 가서 

한달은 멕시코 시티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친구를 사귄뒤

세달은 여행을 진행했을 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까 일단은 잊기로 하겠다.

 

여튼 무료한 가운데 내가 또 덕통을 당한 것이 있었으니...

<테메레르>! 하...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취향저격 덕통저격당할줄이야.

피잭이 판권을 샀대, 왕겜도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데 오랜만에 용나오는 판타지나 한번 봐볼까? 그것이 나의 미약한 시작이었다.

 

첫장부터 너무 재밌어서 숨도 못쉬고

그 뒤로 1일 1권 1독 ㅋㅋㅋㅋㅋㅋㅋ

500페이지 넘는 책을 드링킹 하듯이 읽어댔음.

너무 재밌어서 페이지 줄어드는 게 아까워서 막 쉬다가 읽고 주먹 입에 물고 읽고 막 그랬음 그리고 5권 중에 총 두권에서 펑펑 대오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불쌍한 용 ㅠㅠㅠㅠㅠㅠ 저 한 스러운 삶 어떡하나..... 흐그그그그그그

 

내친김에 테메레르 오디오 북이 죄다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거 보고 영문판도 주문했다 몰라 들어볼거야. 걍 한번 읽어볼거야. 눈으로 알파벳 훑어볼꼬야.

 

여튼 미친듯이 독파해 나가는 도중, 5권까지는 중고 서점을 이용해서 저렴하게 샀는데 5권 이후로는 중고책도 죄다 가격이 만원대가 넘는걸 확인함. 그래서 지난주 금요일에 이후 책을 주문했는데,,;; 알라딘인데 안온다. 금요일에 주문한 책이 토요일에 발송이 안됨 ㅠㅠㅠㅠ 거기까지 참을만했는데 이거 왜 안와? 알라딘 답지 않게 왜 안오지?!?!?!?!?? 막 남은 책 아껴 읽고 1권이랑 2권에서 좋아하는 부분은 반복해서 읽었는데 화요일 아침 청천벽력 같은 메세지가 날아옴.

 

테레메르 6권만 늦게 발송....;;;;

하.....장난하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4일에 주문한 테메레르 외서도 계속 발송 지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용서 안할거야 ㅠㅠㅠㅠ

 

여튼 그렇게 알라딘으로부터 온 메세지가 시작이었다.

재수 옴붙은 하루의 시작이. 

 

 

어차피 늘어지는 팔자, 도서관 가서 확인할 책도 있던 터라 마포도서관을 방문  

아이템 관련한 내용을 간단히 확인하고 테메레르 책을 찾았는데

헐...

으뜨케 이럴수 있단 말인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6권만 없음 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봐야하는 그 권수만 없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6권은 나폴레옹 전쟁 마무리하고 새 시즌 시작인데

안읽고 건너 뛸수가 없는 책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이렇게 재수가 옴붙을 수 있는가...

당장 오늘밤 읽을 책이 없어서 괴로워진 나는 얼마전 뚫은 르봉초초라는

베이커리를 가서 영혼을 위로하고자 했다.

 

 

 

 

 

일본식 빵집은 아니고 프랑스식 빵을 주로 파는것 같은데

견과류가 가득 든 시나몬빵은 인생 시나몬이었음 ㅠㅠㅠㅠ

커스터드 크림도 잘쓰고 프랑스 답게 캬라멜도 소금 팍팍 뿌려서 일품인 집

 

도서관을 나서기전 친구 주기자가 나의 불운에 대해서 충고를 해주었다.

 

"야 그 빵집 전화해보고 가. 운명에 맞서지마"

 

나도 운명에 맞설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빵집 인스타 그램을 확인하고 갔는데

메인에 별말은 없었음...

 

 

그런데....

10분넘게 추위를 뚫고 갔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르봉초초까지 가면서 꽤 많은 빵집 디저트집을 죄다 뒤로하고 갔는데

문이 닫혀 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월요일 휴일인데 닫혀 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뭔일이야?!?!?!?!? 다시금 인스타를 확인해보니 역시나 쉰다는 말은 없었는데 ㅠㅠㅠㅠㅠㅠㅠ 피눈물을 흘리며 이거저거 눌러보니까... ㅠㅠㅠㅠㅠㅠㅠ

 

 

 

 

 

 

메인이 아니라

첫번째 사진 밑에 조그맣게 써 있음 ㅠㅠㅠㅠㅠㅠㅠ

메인이 아니라 왜 첫째 사진에 써놓으신거죠?!?!?! 대체 왜 왜 왜 왜왜?!?!?!?

안그래도 테메레르가 없어서 인생이 강팍한 나에게 대체 왜?!?!!?!?

(*여튼 이 빵집은 엄청나게 맛있습니다.

프랑스식 빵이 취향이시라면 꼭 가세요)

 

아침도 안먹고 점심도 스킵 너무 우울해진

나는 근처 므라에 가서 치즈김치돈카츠를 시켰는데

우응 ㅠㅠㅠㅠㅠㅠㅠ 우응 맛.. 없어...

김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익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한거 아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치즈가 발효 식품인데 김치도 발효된걸 넣어줘야하는거 아냐

걍 짜기만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어울리잖아!!!

사람들 줄서는집이 대체 왜이뢔!!! 나한테 왜이뤠!!!!!

크크크크 흑흑흑흑흑

 

 

너무 우울해서 동네 폴앤폴리나 가서 빵오쇼콜라라도 사먹을까 고민이 들었는데

ㅋㅋㅋㅋㅋ

왠지 이 또한 운명을 거스르는 것 같아서 관둬야할 것 같았다

ㅋㅋㅋㅋ

집에 돌아오며 곱씹어 본 결과

이렇게 재수없기도 쉽지 않은데 ...

 

그러면서 그간 내가 겪었던 요 며칠간 일련의 사건사고들이 떠올랐는데..;;;

 

 

몇주 전 커피숍에서 너무나 마음에 드는 장갑을 발견. 포실포실한 카키색 털실. 배색으로 바닥이 덧대 있는 장갑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모르는 분께 얼굴에 철판을 깔고 메이커를 물어봤다. 미국제 해당 장갑을 파는 인터넷페이지를 발견했으나 품절...;;;; 11월 말에 들어온다는 장갑은 결국 입고 되지 않았음 흑흑. 그 사이 고양시 모 쇼핑몰에서 직접 껴본 16만원돈 하는 메이드인스웨덴 장갑도 대체제로 괜찮다는 생각을 해봤음. 지난주 화요일. 알바 금액을 예상보다 더 받았겠다,  6만원 나가는 그 장갑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겠다 그럼 대체제로 스웨덴 장갑이라도 사야겠다 타임스퀘어까지 몸소 갔는데 내 사이즈 ...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라도 더 끼려고 왔는데 없어!!!!!!

걍 3일 뒤 택배 받기로 하고 돌아왔는데 그 사이에 6만원짜리 포슬한 털장갑은 재입고문자가 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아아!! 십만원이나 더 썼단 말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금요일엔 주기자랑 서교동 돼지곰탕집에 가기로 했는데

그 추위를 떨치며 달달 떨며 향한 곰탕집은 개인사정으로 하루 휴무 였고 (왜에 왜에 왜 대체 왜!!! ㅜㅜㅜㅜㅜㅜㅜ)

토요일 고딩때 친구들과 마뉴팩트가서 라떼에 샷하나 추가해서 찐하게 커피 먹기로 했는데,

피터팬에서 거하게 빵쇼핑을 한 여자들 두 무리의 그룹이 마뉴팩트 테이블을 차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빵들을 펼쳐놓고 있는 모습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란 그들의 메세지를 전해주고 있었음. 마뉴팩트 직원들과 인사만 나눈 채 ㅠㅠㅠ 총총 돌아서야 했다. 

대게 오픈시간 10분 15분 전에는 문을 열고 있었던 폴앤폴리나는 11시가 다 됐는데도 문을 열지 않았꼬, 생각해 보니 그날 크로아상이나 빵오쇼콜라도 없어서 걍 올리브 종류의 빵만 사서 나왔던게 기억났따.

 

칭구들

미안해

너희들의 불운은 모두 나의 탓이야

내가 재수가 없었어.

그래 내가 재수가 없었다.

 

그렇다 오지게 재수가 없는 날들이 계속 되고 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몇개 건진게 있었음

테메레르도 나름 덕통을 당했고,

이텐즁 중국사도 읽기 시작했는데 서양신화랑 중국신화를 비교해 놓은 덕에 상당히 색다른 시각으로 내용 이해가 됨 ㅠㅠㅠㅠ 교수님 ㄳㄳ!!

도서관에서 중국 미술사 책도 봤는데, 보물천지.

흥미 진진. 그래 대륙의 기상이 서린 보물의 이정도는 돼야지 피식피식 웃으면서 구경 잘함. 사고 싶었는데 28만원이라 걍 짜지기로...;;; ㅠㅠ 언젠가 시간 되면 나는 2박3일 일정으로 상해박물관에서 살 것이다.  ㅠㅠㅠㅠ

 

덕질모임에선 자꾸만 스타워즈를 영업중인데, 왠지 영업 될거 같은 이 마음.

아리아 맘인 나는 아주 예전부터 내가 레이맘이 될거라고 예견하고 있었는데

그 저 누구냐 얼굴에 점나서 코가 긴 프랑스 애처럼 생긴 애....

안그래도 내 취향이라 생각했는데 둘이 애절하다니까 왠지 봐줘야 될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제 주섬주섬 집에 있던 스타트렉 4,5를 돌리고

오늘밤 6을 보고 깨어난 포스를 결재해서 보고 ㅎㅎㅎ

오늘은 목요일 영화를 결재 ㅋㅋㅋㅋㅋㅋㅋㅋ

 

재수 없는 와중에 많은 것들을 얻어가고 있다.

나쁜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이 모든 액떔들을 뒤로하고 어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