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저주파 안마기 샀어"

집에가겠다는 주기자를 꼬셨다.

"지금 비오긴 하는데 소나기래 곧 그칠거야"

언덕위 산정상에 살고 있는 쩡뿌까도 꼬셨다.

연희동 밀가루 떡볶기로 배를 채우고 우리집에 모여 앉았다. 주기자에겐 저주파 안마기를 체험시켜주고 내 사랑스런 크로슬리로 <헬로굿바이> 앨범을 들었다. 쩡뿌까는 새로산 윤지운의 만화책을 김도도에겐 왕십리종합병원을 권해주었다.

아 정녕 조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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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많다는 건 참 좋은일이다
오늘 하루 내가 모서리져 툭 튀어 가시가 있어도 누군가 하나 쯤은 그 가시를 받아주고 둥글게 깎아내준다. 펄펄 끓는 내 화를 식혀주고 덥혀주고 은근한 온기만 남게 해준다.

방과후 학교 끝나고 친구네서 노닥거리는 것 처럼 회사 끝나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치 오늘 우리반 무슨일이 있었던거 일러 바치는 것 처럼 하루 이야기를 하면
정말이지 묵은 체증 쑥 내려가듯 마냥 신이 난다.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옥상위 의자를 잘 닦아서 밤하늘을 보면서 수다를 떨고 싶다. 내 메인에 써진 글귀처럼 담요를 덥고 별을 볼날도 머지 않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