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 '나'는 나의 생각과 고민을 모두 포함한 나 이지만,
남이 볼 때의 '나'는 눈에 비치는 모습만이 전부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나,
불의에 맞서고 싶어 하는 나,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
도 나의 부분일지 모르겠지만
슬프게도 생각은 아무런 힘이 없다.

남이 볼 때 그것은 '내'가 아니다.
생각은 표출 전에는, 행동 전에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한 번 한 선택은 돌이키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행동이 사람을 규정짓는다.

되담을 수 없는 이상
내가 한 일을 스스로를 합리화 하고 싶을테고,
언젠간 스스로 반복한 변명이 내 생각의 일부가 되고,
언젠가 '내가 느끼는 나'까지 집어삼킬지 모를 일이다.

이런저런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존버거의 구절을 되새긴다.
지금의 내가 앞으로의 내가 될 수 있도록...

부자들을 위해
너절한 글을 쓰는 것은
예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