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20세기 소녀 2018. 7. 28. 15:26

 

 

월요일부터 지금까지

조성진의 드뷔시 달빛을 듣고 또 듣고 있다.

 

조성진이 연주한 이 노래는, 막 귀인 내가 듣기에도 너무 해석을 잘해서

지금까지 들어온 달빛과는 전혀 다른 곡으로 들린다.

 

그냥 모든 것이 다 아득하고 아득하고 막막하고.

지난 15년이 휘엉청 달이 뜬 깊은 밤 꾸던 꿈결인것 마냥,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에게 닥쳐온 이 일이 믿을수 없는 꿈인것 마냥 싶어서,

 

그 짧은 곡 하나에 

언젠간 내가 꿈꾸던 환희와 선거때마다 계속되던 절망.  

그리움과 애틋함이 모두 다 들어 있어서

이 연주를 재생하는 동안 울지 않는 순간이 없었다.

 

 

여튼 그래도 오늘은 용기를 많이 내고,

이별을 말해야할 때다.

 

 

잘가요.
십오년전부터 지금까지 내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거라 믿었던 사람.
내내 믿고 좋아했던 사람.

 

사실은 잘가란 말이 너무 하기 싫었어.

사람이 아무리 가진것 없고 보잘것 없어도

꿈 하나는 쥐고 살아야 하는데,  이제 뭘 어쩌고 살아야 하나

우리는 너무 막막해.

 

그렇게 떠나버린 당신이 아니라 남겨진 우리가 너무 불쌍해.

 

그래도 뒤돌아보지 말고 잘가요.

그곳에선 온전히 당신 하나만을 위해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잘가요, 너무 고마운 사람.

 

돌이켜보면 일찍 당신을 알게 되어서,

오랫동안 당신을 좋아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지지하고 응원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참으로 다행이었죠.

 

 

지구에서 달까지 38만 4000km라는데,

07년도 소나타를 타고 대한민국 방방곡곡 힘없고 초라한 우리들 보러,

11년간 당신이 달렸던 거리가 달에서 지구를 넘어선 거리 40만 1000km라는 이야길 들었어요.   

 

복작한 이곳을 떠나 그곳에서 가 있어요.

다 잊고 잘 쉬고 있어요.

너무 보고 싶을 땐 <달빛>을 틀고  달을 볼게요.

 

이젠 정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