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찍혔다.

꼬꼬마 막내작가 시절 한 친구가 건너 연구동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꼬꼬마 막내작가 시절 다른 한 친구는

지금 나랑 같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다.

 

모이자! 우리 얼굴을 보자!

약속을 했는데 

건물을 잘못찾아 한블럭 건너를 두고  옥상에서 마주한 친구와

목청 높여 대화를 했다.

 

건너편 친구가 사진을 찍고 싶다고 외쳤다.

어서 찍으라고 소리질렀다.

그렇게 사진에 찍혔다.

 

 

막내시절, 곧잘 이런 수다를 떨곤 했다. 

언젠가 우리도 그런 시간이 올까.

메인이 되고, 작가실에 우리 책상이 생기고,

무엇보다도 10년뒤에도 '여전히' 이 일을 계속하는 그런 날이 오긴 올까.

 

아무것도 가늠할 수 없는 날이었다.

쥐고 있는 패가 몇장 되지 않다보니,

어떤 결과도 장담하기 어려운 날들이었다.

 

며칠전 옥상에서 다시 만난 친구들과 함께 했던

K본부 막내 시절은

MB정권 초창기로 광우병 시위를 비롯해,

참 많은 의미로 뜨거웠던 날들이었다.

 

그날들이 아직 생생한데,

다시금 K본부는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숨겨져 있던 억눌려 있던 많은 목소리들이 다시 나오기 시작한다.

 

믿기기 힘들지만

아직 우리는 방송판에 (무사히) 남았고

다시 모였다.

우리가 곧잘 말하던 그 날을, 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10여년 전, 닿지 못했던 목소리들은,

이번엔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싸움은 소중한 승리의 경험이 될 수 있을까.  

10여년 전 아무것도 예측못하던 꼬꼬마 때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졌지만

지금도 여전한 것들이 많다.

그때의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 많다.

 

 

비록 원고에 호스트 미팅까지 끝낸 녹화가

6주 넘게 미뤄지는 바람에

내 통장엔 크나큰 타격이 생겼지만,

 

다시 한번 K본부, M본부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계속 싸워나가길!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행운이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