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말이다.

 


생방토크를 하다보니

전달할 정보들이 수도꼭지 물 틀어놓듯 

새나간다고 투덜댔는데, 서른 여덟 1월이 그렇다.

 

얼마전엔 누군가의 단단히 묵힌 한을 풀어드리는 원고를 썼다.

아주 깊고 진한 한이었다.

제주 4.3 사건 항소기각 판결난날 날,
할머님 할아버님들께 무죄를 선언해드리는 원고이었다.

 

여든다섯에서 아흔너머까지.
근 칠십년을 죄인으로 살아오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소원은 단 하나.
무죄라는 걸 알아주는 거였다고.

그 긴 세월 손가락질이 다 거짓이고 잘못된걸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거였다고.

 

할망무죄. 하르방무죄.

 
열여덟분의 이름 하나하나 호명해드리고
무죄를 선언해드리기로 원고를 썼다.

 

요즘 내가 하루에 감당하는 

원고 분량이 너무 많은데,

오프닝에 엔딩에 브리핑에

꼭지까지 하나 더 막으려니 정신줄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막상 모니터에 담기는

할망무죄 하르방무죄를 바라보니,

그래도 쓰길 잘했구나.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 글이 읽혀 전파를 타서 참 다행이구나.

할머니 할아버지께

죄없다고 외쳐드리는 기분이 들어서.

 

나새끼, 잘했다 생각했다.

글쟁이로 살면서 몇 안되는 영광이었다.

 

 

지난 주말엔 덕질모임 언니가 호텔비에 절반이상(?)을 제공한다 하여,
지인찬스로 인생 최초로 디럭스룸(?)에서 지내보는 호사를 즐겼다.
1박2일 호캉스.

먹고 눕고 마시고 자고 다시 일어나 먹고 자고 ...

아름다운 나날이었다.

덕질모임도 올해로 14년인가 15년...

사소한 일상까지 함께 나누면서
장르가 바뀌어도 변함 없는 이 기분

 

언제나 나와 놀아줘서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함께 놀아요.

 

 

체중은 나름 원상 복귀 되었는데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하였지만)

며칠전부터 제니스카페 살라미 피자가 미친듯이 생각나서

어제는 운동 끝나고 제니스로 달려갔다

혼자 찐하고 선명한 기름진 짠맛을 맛보다가 

목이 메일즈음, 시원하게 내려준 아아메로 위장을 뚫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긴 했지만 해가 나고

식탁 위로 내리 쬐는 볕과

창 밖으로 보이는 동네 풍경은 완벽했다.

행복했다.

그래서 정녕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