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노래

20세기 소녀 2014. 10. 28. 11:07
나에겐 언제나 어른의 노래였다.
초등학교 고학년 라디오를 듣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노래들. 

가사는 과잉이라고 할만큼 호기로움에 가득차 있었고,
세상엔 인정해주지 않는 가치라 할지라도
하나를 향한 열정이 충분이 값어치 있음을 말하곤 했다.
아직 네가 이루지 못한 젊음이란 이런 것이고,
네가 어른이 되면 이런 세상을 만날 거란 걸 알려주는 이정표였다. 

스무살이 됐지만 그의 노래에 등장하는 어른은 되지 못했다.
토익점수와 스펙 같은 단어가 등장할 때 '학번'을 부여받은 세대였으니까.
존재에 대한 탐구나, 낭만, 열정 같은 단어는 허상에 지나지 않는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들으때마다 생각했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어. 언젠가 저런 어른이 될 수 있을거야.
언젠가 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진짜 어른이 될거야. 

안녕히 가세요.
당신이 노래를 불러줬을 때
나는 그런 젊음을 꿈꿨고, 그것이 실재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들이 실재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