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소소한 수다 2016. 9. 30. 15:11

카페인으로 지탱하는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

 

놀아도 너무 놀았다. 올해 일한 기간이 3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아마도 10월말까지만 달릴 예정이고 그 뒤는 불투명이라 꼴랑 4개월 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중이다. 당연히 벌이도 시원찮아서 투잡도 아니고 쓰리잡을 진 행중에 있다. 본래부터 쓰리잡을 할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고, 파일럿 들어가는 프로그램의 녹화가 늘어지면서 하루 일당 5만원은 넘기자고 마음 먹은게 이런 결과를 낳았다. 

 

돈을 버는 건 좋은데, 몸이 녹아나네. 눅진눅진.

출근해서 일하고 택시타고 목동으로 넘어가서 밤 11시 12시 시차 맞춰서 전화 통화하고 집으로 택시타고 돌아온 날도 있고, 택시 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달리는 택시에서 김밥을 우적우적 씹으며 박근혜 욕을 들었던 날도 있고. 그토록 사랑하는 피터팬 샌드위치를 책상에 앉아 먹으며 무슨 맛인지 못느끼고 지나칠 때도 있다.

 

현재 몸과 정신상태의 직격탄은 추석 다음날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달린 나의 스케쥴에 있는 거 같다. 밤샘을 하거나 새벽에 들어가는 건 아닌데 쉬는 날이 하루도 없으니까 자꾸 한계에 부치는 느낌. 그런데도 녹화가 끝나는 14일까지 하루 푹 쉬는 날이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아니라 그건 명백한 사실.이라 조금 더 좌절.

 

늙은 몸뚱이를 부여 잡고 채찍질해가며  

 

원고를 고쳐쓰고 고쳐쓰고 고쳐쓰고 새로 쓰고.

미팅 회이 미팅 회의 또다시 회의를 거치고,

부장님 ver을 만들었다가

호스트 ver을 만들었다가

너무 분량이 늘어나서 쳐내는 ver을 만들었다가....

후토크를 넣었다가 프리젠팅 내용에 따라서 또 거의 새로 쓰다가...

 

납득은 가는데 몸이 힘드니까, 수정이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이 정신이 피로한 와중에도 좋은 사람들 만나서 일한다는 건 정말 다행이다.

매번 감탄할 때도 있고 배우는 면도 있고.

다만 이 좋은 프로그램이 레귤러가 되지 못할 것 같다는

징후가 너무나 많이 보이고 있어서 씁쓸할.. 뿐 

 

 

그래도 달린다.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