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어느날

올해 안에 여행을 떠나야겠단 결심으로 그땐 유로가 이렇게 저렴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불안하니까 1000유로만 환전. 지금생각하면 신박한 결정이었으나 왜 더 환전하지 않았던거냐 자책이 덧대여지기도 함.

 

5월 어느날 

론니플래닛 몰타편을 헌책방에서 구입. 영문이라 목차포함 5페이지 읽고 설레여만 하다가 책장을 덮음

 

6월 12일

몰타 관련 유학원 방문, 별로 큰 도움을 받진 못함.

 

6월 16일

섯부른 몰타인아웃 비행기표 결재... 취소나 수정하려면 수수료가 어마어마한 노예계약이었음. 그리고 나는 솅겐 협약에 실질적인 피해자 A씨가 되는 운명에 처함. 아프리카 대륙에서 50여일간 떠도는데도 불구하고 합이 90일 무비자 솅겐 협약에 의해 몰타에 일찍 들어갈 수 없는 운명에 처함. 이 날부터 솅겐 협약 비가입국을 찾아 헤메기 시작.

 

6월 22일

비솅겐 협약국 결정. 비바람과 안개 섬나라의 우울이라는 최악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몰타 라이언에어 티켓 결재

 

7월 1일 

한국학생 없다는 몰타 유학원 소개받고 방문. 주당 10만원 정도 더 나내야하는 시점에서 빈통장은 생각치 않고 그저 한국인을 마주하고 싶진 않다는 생각에서 무모한 결정 시전

 

7월 2일 

몰타스토리 유학원 예약금 입금

 

7월 둘째주

아프리카 트럭킹 알아보기. 노매드로 갈것인가 트레블코로 갈것인가 고민 시전.

 

7월 둘째주

한국에선 불가능한 말라위비자 받기 위해 각종 정보를 뒤지고 유학원에 전화해대며 비자대행업체를 검색 혼신의 노력 끝에 필아프리카를 알아냄.

 

7월 18일

몰타 - 케이프타운/나이로비-더블린 비행기 티켓 결재

 

7월 넷째주

시티은행 방문 계좌 점거

 

9월 1일

유학생에게 좋다는 하나은행 계좌개설

 

9월 3일

트럭킹 권장사항 (필수사항아님) A형간염예방주사, 파상풍 주사 접종

 

9월 4일

신촌 알라딘, 신촌 홍대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읽을 책들 모으기시작

 

9월 10일

혹시 몰라서 장티푸스 예방주사 접종

 

9월 11일

리옹행 비행기티켓 결재

 

9월 16일

하루에도 다섯번씩 유로가 떨어지길 기다리다 '북한 미사일'관련 검색어가 등장하자 마자 바로 유학원에 입금을 하였으나, 그날 저녁엔 입금시기보다 10원이 떨어지는 비운의 주인공이 됨. 배쪽에 피지낭종이 생겨서 병원을 방문하였고, 상처를 짜고 한바늘을 꿰메는 당황스런 상황 발생. 크로스핏 1회권이 남아서 대좌절. 여행도중 읽고 버릴 문고판형 책을 청계천 헌책방거리 싹쓸이 시전하려고 했으나 아예 없어서 실패. 다시 신촌헌책방을돌고돌았음.

 

9월 19일

26인치 캐리어에 필요한 짐을 다 담았더니 30킬로그램이 나오는 불상사 발생. 하루 여섯번에 짐을 싸고 풀르고 다시 싸고 무게재고를 시전. 23키로가 한계인데 24키로까지 만드는 쾌거를 탄생시킴.  

 

9월 20일

캐리어 무게를 줄이기 위해 너무 많은 짐을 뺀 나머지 배낭을 들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는 결론이 남. 이 불운에 굴하지 않고 노력하고 노력하고 가방을 확장시켰음. 이 노력에 하늘이 보우하사 노트북 가방을 따로 들어도 된다는 정보를 발견. 노트북 가방에도 4권의 책을 구겨넣으며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명언을 되새김.  

 

9월21일

인생사 새옹지마. 노트북 가방이 생각보다 작아서 (노트북이 큰것은 절대 아님) 책 네권을 넣었다간 노트북 가방이 아니라 노트북이 터질 지경이라는 상태를 발견. 결국 살을 썰고 뼈를 깎아내는 고통과도 비슷한 침통한 심정을 느끼며 그렇게 발품을 팔았던 책을 4권이나 더 뺐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리어는 24kg 에어백과 침낭을 장착한 배낭은 12kg 노트북 가방은 4.5kg 카메라가방을 가장한 소지품가방은 2.5kg 임을 확인. 친구에게 이러려고 세달동안 크로스핏에서 강훈련을 시전한거였냐는 진지한 질문을 받음.

 

몸은 무겁고 마음은 떨리고 이것저것 대금치르느라 통장 잔고는 허전하고.

그래도. 간다. 드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