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추운 4월

팽목항에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물도, 밤도, 날도 몹시 춥기만 하던 그 계절.

애기들 방을 다시 따습게 덥히고

방 안에 좋아하던 찬을 올려 밥상을 차리면

애기들이 마지막으로, 하룻밤.

따뜻하게 자기 위해 자기 방을 찾는다는 이야기...

 

방을 덥히고 나면,

마지막으로 하룻밤 집에 오기 위해 아이의 시신이 떠오른다는 말이

끝도 없이 돌고 돌아

한집 두집 가족들이 애들 방을 덥히러 올라 갔다 왔다고 한다.

 

세월호를 취재하는 일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었다.

뉴스와 티비에서 보는 그 현장을 

모자이크 없이 영상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그들의 고통을 고스란히 경험하는 일이었고,

시간이 지나 다 토해내고 진이 빠진 감정들을 읽는 일 역시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그 시간 내가 하지 않은 일이 있다면,

미안하다. 라고 소리 내 말해보는 일이었다.

 

그 감정에 동요하기만 했지, 내가 책임자가 되어서 사과할 줄을 몰랐다.

 

 

집회에 나가서

나는 차마 그 노래를 다 따라 부르지 못한다.

 

이 사회와 사회의 모든 부속품들을

용인하고 용납하고 받아들이며 순응해왔던

내가 어떻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하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라고 노래할 수 있을까.   

 

이제서야 나는 그 아이들에게 사과해야함을 꺠닫는다.

그 노래 가사가 사실이 아닌 세상을 만들었으므로.

차마 그 노래를 따라부르지 못한채,

내가 미안하고 잘못했다고 사과해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