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소소한 수다 2016. 8. 10. 13:56

이대로는 안되겠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마음먹었다.
올해 안에 어떻게 해서든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해놓겠다.
내년엔 아이엘츠나 비스무레한 영어시험을 치르던가, 아니면 자격증이나 기술을 배워두겠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

 

안그래도 한군데 누르기라도 하면 자판기 처럼 욕이 튀어나가는 계절이다.
며칠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찌뿌둥한 몸과 정신머리로 어제, 정부에서 누진세 철폐하지 않겠다는 기사를 읽었다.

불합리한 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 99프로가 고통받건 말건 융통성 따위는 무시하고 구린 제도를 반백년의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그 괘씸한 발상에 쌍욕을 뱉었다.

더워 죽겠는 생존의 문제 앞에, 부자 감세 따위를 지껄이는 그 공무원의 발언을 보며 천계를 불싸지르던 아수라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폭염 경보 문자는 매일 꼬박꼬박 보내면서 실내에선 에어컨을 틀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출근은 꼬박꼬박 하게 만들어 놓는 이 나라, 이 사회, 그리고 이 시스템...  
가능 하다면 폭풍의자녀 용들의어머니 은색여왕 불타지않는자 사슬을 끊는 용애미 칼리시가 되어 드라카리스! 라고  어딘가에! 저딴 제도를 고수하고 있는 어딘가에!! 세마리 용 끌고 가서 드라카리스! 라고 외쳐주고 싶다. 다시 지금 쓰고 있는 말은 오늘 아침 내 마음을 담은 '진심'이다.  

 

다시 출근하고 있는 이곳은 공사다. 오후 즈음 너무 덥다는 항의가 들어오면 아저씨가 내려와서 온도를 직접 재준다. 26도 적정온도니까 덥더라도 더 세게 틀어 댈 수 없다고 합리적으로 대꾸 한다. 주말에 아예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 적도 많다. 쉬는날 나온 것도 열통터지는데 편집실로 이동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편집실에서 프린트한 용지를 찾으러 왔다갔다 할 때의 분노를 떠올리면.. 그만하자. 그건 작년 일이니까. 게다가 회사는 내가 겪고 있는 어느 곳보다 시원한 축에 속한다. 지금은 다른 일에 화내기도 바쁘다.

 

오늘따라 유달리 분노한 이유를 찾자면 그게 있겠다. 오늘은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엄청났다. 마스크를 쓸 수 없는 계절에 마스크를 써야하는 대기 상태.... 아아.. 다시 말하겠다. 나는 분노를 참지 않겠다. 이 화를 누군가를 향해 쏟아놓지 않고서는 못배기겠다.


이런 거지 같은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 앞으로 육십여년 매해 여름마다 미세먼지를 온 내장기관으로 들이마셔주고, 여름마다 온 몸의 땀구멍으로 수분을 쏟아낼 고통들을 계산해 보면 생각한다면 지옥이 멀지 않다. 지금 겪는 게 바로 현실 지옥용암.
난세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상 기혼인 올라갈 때마다 백성들의 폭동과 혁명의 깃발이 높게 흔들린건 모두 다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법이다.

 

참지 않겠다. 국가와 사회가 이 정도도 배려해주지 않는다면, 나도 너 따윈 필요 없어. 뻥하고 차버린 다음 다른 좋은 사회 만나 호강하며 살 준비를 해야겠다.

 

그리하여, 함께 이민가실 친구분을 모집합니다. 한 집 같이 사는 건 좀 그렇고, 한 동네에 살면서 적적할때 고스톱이나 같이 칠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