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조금더 잔잔하길 기원한다.

오늘
쇼에서 혹사 당하는 돌고래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나도 알아 안다고. 근데 돌고래쇼가 보고 싶으니까 보는거야'
라는 대답을 친구에게 들었을 때

수족관 물고기들이 겪고 있는 갑갑함에 대해 호소하는데 
보란듯이 아쿠아리움의 거대함이나 수천수백종의 물고기들의 화려함을 
검색하는 친구 앞에서 

화가 어찌나 폴폴 솟아나오던지. 

더 이상 말해봤자 싸움이 될 뿐이라 입을 꾹 다물었지만
분노하고 노여워서 그 친구들을 힘껏 미워했다. 
그리고 '홀로' 느끼는 감정에 대해 몹시 외로워했다.

그저 내 주위 눈에 밟히는 것에 노여워하는 건 
50원짜리 비계덩어리 설렁탕에 분노하는 것만큼 유치하지만  
너무 거대한 것에 노여워하는 일은 너무나 힘겨운 일이니까
그저 쉽게 나는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향해 화를 쏟아붓는게 아닐까? 

미워할 것이 너무나 많다.
책망하면 닿을 거리에 있는 가까이 있는 것과 싸우기란 참 쉽다. 
그러면서 나는 저보다는 나은거라 자위하는 거겠지.

그래서 나는 오늘 보름달을 보면서
분기탱천해 일어날 용기가 없다면
조금 더 잔잔해지길
잔잔하고 잔잔해져서 치졸하게 주변을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거대한 것들에 대해 일어날 수 있는 용기가 만들어지길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