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실로 어마어마 한데...,

 

재작년, 작년 반년 여행의 결과물로 통장이 빵꾸인데다가,

작년에 일한 날이 별로 되지 못했다. 벌이도 없었다.

작년 연말부터 상반기 빡세게 벌긴 했는데, 쓰기도 많이 썼다.

 

그런데 일하는 직업계 적폐청산 과정이 나의 업에 직격타를 때리면서 

파업을 맞이하고 흐그극

원고 다 나온 녹화를 뜨지 못하고

이미 뜬 녹화가 방송되지 못하고

더불어 지난 1-2월 일한 기획료도 다 받지 못하면서

 

통장금액이 0에 수렴하는 결과가... ㅠㅠㅠㅠㅠㅠㅠ 아흐흑흑흑

이럴줄 알았으면 여름휴가를 6월에 다급하게 다녀올 것이 아니라,

이 시즌에 갔었어야 하는게 맞을 지도.

 

한달이면 끝날 것으로, 추석 전엔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파업은

차일 피일 미뤄지다가 결국 손가락을 빨수 없어 알바자리에 나섰다.

 

연결연결 돼 소개 받은 자리 면접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다.

 

"막내작가때보다 빡셀거야"

 

후후후.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겠는가.

나는 11년차인데 말이다. 녹화까지는 꽤 시간도 남았는데 말이다.

그때만 해도 거짓말인줄 알았지..;;;   ㅡㅜ

여튼 그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못한채

평균 14시간 이상 체감상으론 18시간 일하고 있는데

넷플릭스를 아예 못보고 있다. 아예 켜지도 못하고 있음 ㅠㅅㅠ

 

첫주엔 나에게 혼자 한 약속 스피킹과제는 해냈는데,

그 뒷주부터는 엄두도 나지 않더라.

몰라 몰라 대체 이게 뭐야.. ㅠㅠ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서 가뿐하게 수영or헬스를마치고

마뉴팩트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사서

한챕터의 영어 소설을 읽으며 경쾌하게 출근하던 날들이여 안녕~

집에 돌아와서 치열하게 영어학원 숙제를 하던 여유와는 이별한지 오래.

 

일단 아침에 눈을 뜨면 9시가 다 된 시각이고,

헬스장이 뭐냐. 버스 기다리는 10분도 버틸 체력이 돼지 않아서 택시를 잡아타기 부지기수. 몽롱한 정신을 맑게 개게 하기 위해선 왠만한 카페인으로 안돼서 스벅 커피만 마신다. 인생이 너무 쓰다 보니 스벅 커피가 전혀 쓰지 않게 느껴지는 효과까지...;;; 나 빼고 다른 작가들은 이쪽 스케쥴에 몇년간 익숙한 터라 다들 오후 출근을 하기에, 사무실 문을 여는 건 주로 나. 사온 샌드위치어 커피를 드링킹 하다면서 미친듯이 타자를 치고 자료를 읽다보면 다들 하나둘 출근... 회의 일 회의 일 회의 일을 무한반복 하다가 중간 중간 지천에 널려 있는 과자들을 주워먹고 저녁밥 타임이 되면 1층으로 내려가서 다시 공장밥 을 먹고 다시 일 시작.. 열두시 전에 끝난 날을 손에 꼽을 뿐더러, 지금까지 버스를 타고 집에 온 적은 단 하루. 한마디로 버스 끊기기 전에 집에 온 적이 하루 밖에 없었단 이야기다.

 

구성안 쓴 이야기도 눈물 없인 타자 칠수 없는 이야긴데 ㅠㅠ 하... 내가 맡은 코너 1부 2부 구성안을 네번 뒤집고 나니 프리뷰 알바한것 처럼 손가락이 뻐근하더란 웃지 못할 이야기 흑흑흑흑 Pooooooor Shin so so so poor Shin...

 

여튼 추석 이후 나의 삶... 없어....

출근 22일째인데 체감상 한 세달은 넘게 일한 것 같은 이 기분...;;;

 

이명박근혜가 나에게 뿌린 똥.... 이 이렇게 나를 몰아갈 줄이야.

 

그래도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다.

내 일이 많아질것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결과물 그 하나를 보고 달리는 모습에 고무되기도 했다.

스스로를 반성하게 하는 포인트였음.  

일이 너무 몰려서 야차가 될뻔한 날, (사실상 야차가 되었음..;;)

날 위로한답시고 돈부리에 크레이프 케이크까지 사다준 후배들의 델리케이트한 배려는 잊지 못할 일 중 하나였다.  

 

공백이 주는 지루함에 몸부림쳤고, 넘쳐들어오는 일거리에 혼을 쏙 빼놨다.  

여튼, 시간은 간다.

조금 더 달려야하는 순간이지만

그렇게 이 가을을 살아냈다.  :)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올리면서 이번계절 나의 푸념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