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

20세기 소녀 2012. 4. 7. 00:19

우리 당협은 비록 국회의원 선거를 후보를 내진 못했지만,
그래서 선거운동도 필요 없는 당협이 됐지만,
오늘은 마포 지하철역 곳곳에서 정당지지 운동과 홈플러스 반대 시위를 벌였다.

끝나고 뒷풀이 타임이 있었는데,
너무 웃어서 목이 아프고 배가 좀 아프다.
웃다가 찾았다.
통합을 지지했음에도 내가 아직 이곳에 남아 있는 이유를-

그 언제였던가? 
싸우고싸우고싸우고또싸우는데도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았던 
학생운동에 큰 회의가 들었던 때가 있었다. 
후보로 나갔으면 좋겠단 소리를 들었는데 나는 도망칠 준비 중이었지. 
안나가겠다고 선배언니들과 만나지도 않고 마주치지도 않았는데...

곰언니가 나타났고
곰언니는 한마디 말도 없이 내게 편지만 내밀었다.

그 편지에 담겨 있던 게 신경림의 詩 파장이었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그때 결심했다.
아무래도 좋다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라면 
아무리 못나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좋다고.

3프로를 넘지 못해도 상관 없다
국회에 입석하지 못해도 좋다
내가 즐겁고 내가 양심에 거리낄것 없고 내가 불편하지 않으니
그걸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