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기는 너무 사생활이 많아서 비공개!

 


10월4일 일요일
쓴돈 : 장본것 12유로 맥주 3유로

오늘은 독일 커플 마이와 팀이 우리 플랫에 왔다. 너무 어려보여서 놀랐는데 예상대로 18살.

앞으로 2주간 있을 예정이고 다른 나라로 여행가겠다는데 아직도 장소를 안정했다고 ㅋㅋ
슈퍼마켓에 길도 알려줄 겸 해서 오전에 다같이 장보러 다녀왔다.
약속대로라면 우리는 수영을 해야하는 날이었다. 한시에 수영복까지 다 챙겨 입었는데 날이 흐려서 낮 수영을 못갔다. ㅠㅠ
마리나, 제시, 커스턴과 성당이 보이는 바다에 앉았고, 엘리사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
좀 지경누거 같아서 마리나와 나 제시는 칵테일 마시러 갔다가 낮 술을 시전. 맥주 한잔만 했다. ㅋㅋ 나는 가난한 유학생이니까.
집에서 좀 휴식을 길게 취하다가 저녁 때는 커스턴이랑 엘리사가 와서 젠가 하고, DVD를 연결해서 킹스맨을 봤다.

(극장서 두번, 세번째 보는거지만) 오오 아름다운 콜린퍼스시여~


10월5일 월요일
쓴 돈 ; J언니와 맥주 두잔 안주 먹은것 15유로 락커보증금 10유로

오늘은 바쁜 날이었음. 학교 수업 끝나고 집에와서 잠시 쉬고 월컴파티 갔다가
글룰루에 10명 자리 예약. 다시 집에 왔다가 엘리사와 둘이 수영을 갔다가
J언니와 맥도날드에서 만나서 저녁+맥주 해결 했다.

그동안 쌓인 이야기가 많아서 수다 폭발!!!
치스크는 금방 취하는지 맥주 두잔에도 알딸딸해진다.

 


10월6일 화요일
쓴 돈 : 글룰루 23유로
수업 끝나고 엘리사와 수영을 갔다.
현재 나는 생리중이기 때문에 발만 담그고 햇볕을 만끽.
후칭팡의 <여행자>를 오늘로서 다 읽었다.

 

아침에 마이와 팀이 레스토랑에 안가겠다고 말하더니 마리나도 안가겠다고 하고
글룰루에 예약을 10명이나 했는데 결국 엘리사 나 제시 커스턴만 갔다.
오늘은 화요일인데 제시가 클럽에 가고 싶다고 해서 파체빌에 도전 ㅠㅠㅠ 그런데 춤추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커스턴은 뚱하니 앉아 있고 결국 제시에게 칵테일 한 잔 얻어먹고 한시간 가량 앉아 있다가 돌아왔다. 사실 놀 상황이나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어찌보면 이렇게 끝나서 다행이다.

 


10월 7일 수요일
쓴 돈 : 없다.

쓴돈이 전혀 없다. 왜냐면 1교시 수업 쯤 어지럽고 숨이 가빠오는거다.
울렁거리기도 하고 토하고 싶은거 같기도 하고 ㅠㅠㅠㅠ
2교시 수업을 들을까 말까 하다가 결국 집에와서 끙끙 앓았다 ㅠㅠ
다이빙도 취소했고 액티비티로 나와 있던 카누잉도 당연히 못갔다 흑흑...
제시에겐 왓츠앱으로 걱정하는 메세지고 도착해 있고

오늘 임디나에 간다고 같이 갈 수 있으면 가자고 하는데 야 임마 지금 다이빙도 취소했는데 그런게 가능할 리가... ㅜㅜㅜㅜㅜ
집에와서 1차로 낮잠 잔 다음 버나드 쇼의 책을 읽고 빈둥빈둥 있다가
저녁 여덟시부터 자리에 누웠다.
코가 막히고 갑갑하고 어지럽고 여튼 빨리 나았으면 한다 ㅠ

 


10월 8일 목요일
쓴 돈 : 장본것 22유로 (살라미와 마스카포네 치즈, 스테이크를 샀더니 이렇게 됨 ㅠ)+더블초콜렛케이크(맥도날드)

장보고 돌아와서 잠시 휴식,
오늘은 말 그대로 스터디 하드 ㅋㅋㅋ 학교 끝나고 엘리사 제시 다같이 모여서 숙제하고 영어 공부하고 그러다 저녁 산책 나가는 길에 제시가 단게 먹고 싶다고 해서 맥도날드에 갔다. 오마이갓 완전 취향인 케이크들이 천지 ㅠㅠㅠㅠㅠㅠ 설탕 함유량이 좀 많긴 하다만 ㅠㅠㅠㅠ

 
아 몰타는 그야말로 데이트하기 참 좋은 장소들 천국이라서 ㅠㅠㅠㅠㅠㅠㅠ

제시와 엘리사에게 다음엔 꼭 여기 남자랑 와서 같이 걸으라고 말해줬더니

항상 '커스턴이랑'을 붙여서 빵빵 터짐.
제시랑 엘리사랑 서로의 남자 타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제까진 우리 하교 최고 미남으로 게리를 꼽았는데 취소.

생각해 보니 절먼 독일 가이 에이에이쥐부터 친구였다던 그들 중에서

블론드 머리에 여자 이름이였던 그 친구가 단연 미남이다.

제시는 수줍게 피터도 미남이었어.

애들에게 직접 말은 안했지만 사실 난 도미닉같이 크고 마른애가 좋더라..되뇌였다.

 

 

 

10월 9일 금요일
쓴 돈 : birgu 버스 왕복 4유로 피자값 4유로

오늘은 이탈리아 세명의 마지막 수업시간. 한주마다 썰물 빠져나가듯이 빠져나가니까

섭섭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사람들이랑 사진 찍고 싶었는데 깜빡하고 카메라를 두고 와서 아침에 학교 가자마자 카메라를 가지러 다시 떠났다.


첫시간엔 48문제 중에 네문제를 틀려서 선방.

올가, 다니엘, 쥬시가 떠났다. 마지막 수업시간엔 각 주제에 대해서 재미난 퀴즈를 내는거였는데,  나는 아민이 주장인 팀이었고, 상대편은 수다쟁이 다니엘 팀.
피카소의 부인은 몇명?

아돌프 히틀러의 자살 날짜는?

작곡가 중에 살아 있다면 가장 부자였을 작곡가는?

말타 국견 개의 이름은?

 

같은 퀴즈를 냈다.
그래 영어 문법은 좀 딸리지만 나름 잡다한 상식으로 덕을 봤다.


역시나 각 분야마다 전공이 살아 있는데 아민, 다니엘, 커스턴 같은 경우는 이공계 지리 쪽에서 탁월한 문제들을 냈고마티어스는 방송 뉴스 팀에서 일한다더니 모르는 게 없는 아저씨였다.

이 와중에 캐릭터가 엄청 사는게 다니엘이 이탈이아식 영어로 미친듯이 퀴즈를 내니까 같은 팀인 잉그부룩 할머니가 "아이돈언더스텐드!"라고 팀킬해서 짱웃겼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사람들 어찌나 개성넘치고 캐릭터 스러운지. ㅋㅋㅋㅋㅋ

 

집에와서 점심을 먹으려는데
마이가 또 후라이팬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놔서 좀 짜증이 났다.
그냥 사소한건데 마이와 팀, 마리나는 휴지통 한번 비울줄을 모르고

음식도 하고 나면 늘 음식찌꺼기가 남아 있고 샤워실은 머리카락으로 난리도 아니다.

 
뭐 1-2주 있다갈 애들이니까 뾰족하게 이야기 안하고 그냥 참고 있는데
조반나나 지난주엔 전혀 없던 일이니까 좀 황당하긴 하다.

 

버그에 가는데 커스턴 잉그부룩 그리고 그녀의 친구도 같이 가기로 했다.
구글맵으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고 서둘러 나간 다음에 12번 버스는 정원이 차서 다음차 13번 버스를 타고 봄비에서 X7로 갈아탔는데 버그에 종점 도착인 버스라 온갖 말타 동네를 다 돌아다니는데 그것도 나름 스릴있었다.


버그 도착해서 동네 산책 좀 하는데 아무리봐도 캔들페스티벌에 캔들이 없는거다. 헐 ㅋㅋㅋㅋㅋㅋ 비도 내리고 제시가 배고프다길래 잠시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보니 생각해 보니 내가 행운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알지 못해던 행운이 있었다.


제시는 처음 숙소 왔을 때 나랑 아냐 대신 독일 친구들만 있었으면 그때부터 늘 독일말을 쓰지 않았을까 라고 말했다. 생각해 보니 한국말 쓰던 사람들에게 갑자기 영어를 쓰기 시작하는건 어려운 일이다. 도착하는 날이 모두 똑같았던 네명. 그리고 알게 된 엘리사.
독일어를 놔두고 늘 영어를 써준 아이들을 만난건 큰 행운이다.


지금 우리 숙소에 있는 팀, 마이, 마리나만 봐도 자기들끼리 있으면 늘 독일어를 쓰고 내가 영어로 묻지 않는 이상 굳이 영어로 대화하지 않는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버그에 캔들이 켜질일은 없는것 같고 제시가 아픈거 같다고 하길래 2번 버스를 타고 발레타에서 12번 버스로 갈아타고 돌아왔다. 에어컨을 켜주지 않아서 완전 찜통이었는데 외국애들은 생각보다 참을성이 없는듯 다들 엄청 못견뎌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사실 좀 피곤했는데 제시가 아프다고 클럽 가잔 이야길 안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ㅋㅋ

버그는 참 예쁜 동네였다. 지난주 화요일 액티비티 쓰리시티 포인트 가이드에서 가본 동네이기도 했다. 바닷가 요트 정착지에 비가 와서 사람이 없는 조용한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외관이 상당히 현대적이고 심플했다. 이런 곳에서 둘이 있으면 정말 세상에 단 둘인 기분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