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

소소한 수다 2012. 8. 9. 10:54

블로그를 이렇게 오래도록 방치할 생각이 아니었는데,
한달이 다돼간다 ;ㅁ;

태국 일기도 밀렸고,
그 사이 집에는 새식구가 생겼고,
다크나이트가 개봉해서 톰하디를 새롭게 영접했으며,
츄이가 미국으로 떠났고,
정코치님 아래서 빡시게 운동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가운데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계절이 지나고 있다. 

뭐 조만간 정리할 짬이 생기겠지 


할말이 있다

소소한 수다 2012. 6. 28. 02:09

말많고 말잘하기로는 조선 최고라던 허균이
역적참수 당하기 전에 외친 외마디 비명이 이거라던데... 

"할 말이 있다!"

나 역시 할말이 있었다.
아니 아직도 할 말이 있다.
나름 열심히 진행하고 있었는데, 윗선에서 막혀버려서 말할 수 없게 돼버렸다.
노골적인 의도를 지우란다. 
빙빙 돌려 말해도 충분하다고 주문했다.

가장 무서운 건 그 순간 자위 하는 내 자신이었다.
나는 말하려고 했잖아, 근데 위에서 허락을 안해준거잖아.
가져다 붙이면 핑계 아닌게 없었고,
알량한 양심은 위로하기 참 쉬웠다.
조금만 찬찬히 생각해도 뒤집어질 그 안일함이, 그 얄팍한 위로에 안도하는 너무 창피했다.  

조연출은 작가님 이번 말고 다음에, 다음에 좀 나아지면 그 아이템을 해요 라고 위로했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해야할 말이다. 
그때는 너무 늦다.
강태공 부인이 쏟아버린 한바가지의 물과 다를바 없다.
그때는 오히려 알고 있었음에도 '제때 말하지 못했음'에 대해 용서를 구해야할 시기다. 
입을 다무는 것도 죄다.
그 죄값에 벌써부터 마음이 찝찝하다.

이제 다섯편.
기술적으로도 전혀 늘지 않는 내 자신도 부끄럽지만, 
묵직하지 못하고 팔랑거리는 내 자신이 더 부끄럽다.
땅이 있으면 파고들어가고 싶은 심정.





유난함을 지양하는 삶을 살고자 하지만
서른 하나를 축하한다

너는 적극적이어서 사랑스럽고
너의 노력은 분명 열매를 맺는다.
하지만 올한해 조금더 납득할만한 결과를 만들자. 
삶이 좀 더 신나고 좀 더 살찔 수 있도록...

오늘은무제

소소한 수다 2012. 6. 22. 14:04

그래,
살아 남은 자들은 진정 (비위가) 강한거라고 치자.
어제부터 나는 뭐가 더 나은 건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바르게 사는 기준을 모르겠다.
미적미적 유도리있는 척 피해가며 그래도 일단은 살아남아서 끈질기게 싸울것인가
화끈하게 한판 부딪혀서 산산히 부서질 것인가

마음이 갑갑하다. 죄짓는 기분이다.

뭐가 더 맞는거다 꽝꽝! 도장좀 찍어줬으면 좋겠다. 



만족스러운 나날이다.
아직 프로그램은 만족스러운적 없지만... ㅋㅋ
몰염치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민폐지만 매번 '다음엔 더 노력할게요' 란 말로 넘어가고 있다.
철면피 두꺼운 낯짝이 삶을 이어가는 수단이고 방법이다.

말하고 싶은 것을 만드는 순간은 기쁨이다. 
이런 곳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행운이지.  
언젠가는 저런 글을 쓸 수 있을거야, 저런 구성을 하게 되겠지.
꿈꾸는 순간만큼은 행복하다.

크게 부족한것 없지만
빈자리를 더 채워야겠다는 초조함이 더해지고,
뒤쳐질것을 미리부터 걱정하는 나는 바보.
거기다 아직 해본적 없는 것에 대해 미리 후회하는 나는 멍청이.

조금더 가진걸로 기쁨과 호사를 누려도 될 시간이니까.
캄다운 캄다운~

조금더 기뻐하기로 했다.

슬프다

소소한 수다 2012. 6. 4. 23:38

작별이 많다.
만남과 동시에 애정을 느끼기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 않고서'야 힘든 법이고
대부분 애정을 쏟은 곳에는 소소한 사건들이 자잘한 시간들이 배여 있기 마련이다.

만나분식이 문을 닫았다고, 스테레오가 사라져 버렸다고, 좋아하던 축구선수가 은퇴했다고 
지나버린 시간들이 뿅 하고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지나버린 나'와 헤어지는 순간들은 언제는 눈물이 핑하고 돌만큼 슬프다.




여전히 사근사근하지 못하다. 
어린시절 성까지 붙여 이름부른다고 삐친 친구도 있었다. 또래집단이 형성될 나이엔 화장실도 같이가고, 매점도 같이가고 그게 친한친구 사이의 의무사항 같은거였는데, 그걸 안해주는 편이었다. 그냥 가고 싶을 때 혼자가고, 매점은 귀찮아서 거의 안가고..ㅋㅋ
지금도 여러방면에 관해선 '혼자'하는 것이 편하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잘알기도 하고,

여자애들이 잘하는 손잡고 걷기 팔짱끼기 이런것도 잘 안하고 다녔다. 좋게 말하면 독립적인거지만 나쁘게 말하면 내 갈길 가는데 다른 사람 템포 맞출 여유까지 없었다는게 사실. 
며칠전 아는 언니랑 근처를 걷는데 언니가 팔짱을 꼈다. 진짜 흠칫 놀랐고, 스스로 팔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난감했다. 어정쩡한 자세로 한참 길을 가는데 어렵더라. 사람이 사람에게 맞춘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말로. 

아주 가끔 친구들의 손을 잡고 싶을 때가 있다. 손끝이 주는 예민한 감각으로 다른 사람을 느껴보고 싶을 때도 있고, 허전함과 서늘함에 온기가 그리울 때도 있다. 근데 막상 용기가 나질 않는다. 

오래 묵은 사이일 수록, '내 이상의 것'을 시도하기 어렵다. 관계의 범위가 이미 결정나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친구의 손을, 내 주변 사람들의 손을 잡는 법을 배우고 싶다.
같이 걷고 맞춰주는 법을 배우고 싶다. 






  


며칠전 마지막 남은 쿠바산 럼을 땄고, 그 자리에서 비웠다.
비우면서 베인떼 아뇨스를 듣고 싶었는데,
맥모니터 큰걸로 야자수를 띄워놓고 마셨으니가 그걸로 됐다. 

최근들어 만나서 무지 좋아하는 사람들과 비웠다. 
다들 도수가 너무 높다면서 천천히 마시길래
난 열심히 마셨다. 히히 

'좋아하는 사람들' 목록은 차마 밝히기 부끄럽네.
대부분은 치를 떨만한 인간관계인데
난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좋은걸.
내가 좋아한다고 하면 다들 의심할거야
친구 하나 없냐고.. 
제가요, 애인은 없지만 친구는 많거든요~ 정말인걸요.
다만 술을 즐기는 친구가 드물뿐...;;

여튼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할 인간관계, 마이너스성 관계를 나는 무척 좋아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게 플러스가 되네
두 배로 플러스인 셈이다 
신난다.

술도 맛있고, 재미도 있었음.
나는 그날 또 너무 웃어서 목이 쉬었고
그날 들었던 농담만 떠올리면 자꾸 히죽히죽 웃게됨.






본래 프로그램 들어갈 땐 조급증이 도져서, 영화를 잘 보지 않는 편인데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해주는 멜랑콜리아 일정을 확인했다. 그리고 친구랑 연락하고, 약속 잡고... 근데 정작 그날 (둘다) 낮잠자다가 볼 기회를 놓쳤네. 결국 금요일 상상마당에서 멜랑콜리아를 보았다.

<어둠속의 댄서>를 보고 난 뒤에 한 결심이라면 나 이 인간 영화는 두번 다시 안보겠다.
이런 폭력을 돈주고 경험하지 않으리는 결심 정도?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 세월이 결심을 무색하게 만드는 걸 반복경험 하고 말았지. 딱 두편 봤으니까 왈가왈부 하긴 그렇지만 <어둠속의 댄서>보다는 훨씬 덜 폭력적이었고 덜 힘들었어. 

영화 내내 바그너가 끝없이 흘러 나왔는데, 안그래도 감독이 나치발언 했던게 이 영화 상영 앞두고 아니었나? 
거기 덧붙여 그들(히틀러 일당들)의 죽음은 바그너 적이리라 라고 말했던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도 생각나고. 근데 정작 히틀러는 졸렬하게 죽었잖아?

여튼 내내 외로운 영화였다. 보는 내내 손이 너무 시려워서 자꾸 손을 주물러야 했다. 우박 내리는 장면에서는 정말 외로워서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고, 
세상 모두에게 공평한 것은 눈물이고 슬픔이고 외로움이라지만, 사람들이 우글대는 시내 한 켠 좁은 골목길 허름한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맞이하는 종말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장면은 대게 지구 종말을 다룬 블록버스터에서 1초의 여유도 주지 않은 채 풍경처럼 지나가니까-

지금 만약 종말을 맞이한다면 내 인생은 31년간의 상영시간이 존재하는데, 블록버스터 급에선 1초도 채 보지 않으려 하겠지. 나는 요즘들어 유달리 그런 영화들을 즐겨보지만, 뭐 1초도 안다뤄 준다해도 좋다. 

블록버스터급에 1초도 출연 못하는 인생이지만
소소하고 단란하길, 무료하지만 분에 넘치는 행운도 떨어질 나락도 존재하지 않길,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오래도록 계속되길 기원한다.







폭탄 발언이라, 박만두가 한동안 날 기피할지 모르겠다.
근데 '만두'랑 사귀고 싶은게 아니라, '만두 같은 남자'랑 연애하고 싶은거잖아?
만두 의향은 됐고! 이 생각이 당분간 바뀔거 같진 않다.  
연애하고 싶다.
근데 이왕이면 만두 같은 남자랑 연애하고 싶다.

그 생각이 든건 엊그제였다. 하하에서 중국식 닭요리에 맥주 한잔 하고 꾸러기 놀이터에 앉아 있는데, 역시나 봄날의 정취는 놀이터. 그것도 아파트같은데 말고 한적한 양옥집 사이의 놀이터다 싶었다. 한참을 수다 떨었면서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이만큼의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는게 아니고 가능성이 아예 없어 보엿음 -_- 

우린 서로 많이 다르지만, 따지고 보면 또 비슷한 것도 많다. 그게 오래 만난 강점이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것'에 대해 욕한다는 공통점이 있네. 

'그거 너무 이상해. 그거 너무 비상식적이야. 그게 말이 돼? 기본과 근본따위 망각한 정신나간 세상 따우... 미쳤어 미쳤어.' 미처 깨닫지 못해도 '너 그거 알아? 그런 일이 있대' 라고 말하면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 라고 응수 하며 미친세상을 향해 협욕(?)하고 말야. 

생각하다 보니 조급한 내 성질머리 울컥하는 성격 양해 구하면서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 없고 집도 가까워. 옆집옆집 뒷집뒷집살어. 안봐도 훤히 아는 집안사 말 안해도 돼, 그래서 새벽 늦게까지 서로 방에서 놀아도 돼. 날씨 좋은날 한적한 동네 산책 나가도 돼. 신촌 홍대 안나가고 맨날 동네서 데이트 해도 돼.
게다가 최고 장점은 '야 우리동네 짱좋아'란 말을 마음껏 지껄여도 '잘난척'이 안된다는 장점이...

만남에서 서로를 알아가기까지의 과정이 기쁨이라면 기쁨이지만 때론 얼마나 지리하고 제자리 걸음 반복이야? 23년을 꼬박 알고 지냈고, 그래도 수다 떨때면 '나는 이런데 말야'라고 새로 꺼낼거 투성인데?

오랜친구, 동네파가 최고야!
결국 결론은  동네 사는 남자랑 연애하고 싶다<-가 되버렸음.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 보니, 연애가 뭔소용이람, 깨지면 친구조차 되기 힘든 거슬....


 




달이 크다.
너 지구한테 들이대니...? 라고 생각될 정도로 달이 크다.
생각해 보니, 이렇게 큰 달을 봤던게 작년 이맘때 였다. 그땐 (나름) 큰 꿈을 안고 매일매일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다. 소원에 순위도 매겼었는데 큰거 하나 해줬다. 어쩌다 1년을 돌고 보니 그 소원의 자리에가 있네. 고마워요! 달님. 

하지만 나란 사람 욕심이 끝 없는 사람... 하나 해치웠더니 다음 소원이 올라왔다. 올해는 작년 두번째 소원을 열심히 빌어봐야겠다. 이런 사람이라 미안해요.달님! 참 힘드시겠어요. 60억 인구중에 열에 하나는 칭얼대고 있을것 같은데, 그럼 6억. 한명당 소원 한개도 아닐거 아냐 한명이 두세개 비는 경우도 있으니 어림잡아 10억건... 돈받고 해결해주시면 때돈버시겠다~ 하지만 달님이 이뤄주는 소원은 공짜니까, 사사건건 참견하고 소원 이뤄주시려면 통이 좀 크셔야겠음. 

여튼 달님이 지구한테 들이댈때! 달님이 그나마 좀 가까이 있을때 말해야 할것 같다. 지금이 아니면 잘 안들릴거 같아. 그래서 나는 운동장을 돌때마다 중얼중얼~  

고거요 고거, 내가 작년에 빌었던거~ 고거에서 두번째거


선배들 구성안 뽑아서 꼼꼼히 살피고 있다. 영상 보고, 대조와 대구와 대비는 어떻게 이뤘는지 본다 어떤 일화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지 10자 20자 한마다 두마디의 말로 어떤 감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이제 세편 째, 사실 좀 조급하기도 하다. 어느날 쭈구리가 돼서 이불 둘둘 말고 침대에 '나못해!'하고 드러누울지 몰라. 어느날 공부하는 원고 위에 연필로 적었다. '설마.. 이랬는데도 안늘겠냐?' 

그래 내가 그렇게 바보냐? 븅딱이냐? 아닐거야... 아니겠지.. 

이것역시 스리슬쩍 끼워서 달님에게 날릴 소원에 첨부!



 




살짝 계기가 있어서 트위터를 정리하는 중이다.
아무래도 분류관리가 필요한것 같아서 계정 하나를 새로 만들었다.
지금 쓰고 있는건 아예 삭제를 해버릴까 새로 만들까 고민중에 있는데 여튼!
내 손발... 아이고 내 손발... 흑흑 제 손가락발가락 못보셨어요? 오동통하니 생긴 아이인데... 귀여운척 하는 '오그리 토그리'이런 단어 안쓰려고 했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찾질 못하겠네.

멘션을 하나씩 지워가는 중에 거의 400일 전의 멘션까지 등장했다. 푸하하. 어느새 남미 여행 전으로 시점이 바뀌었음.
왜이렇게 오타는 많은거야. 오타 없는 멘션을 못찾겠다
뻘설은 왜 그렇게 많이 날린거야. 허구언날 내 감정기복이나 중계하고
왜그렇게 감정 기복은 심했던거야. 이래서 '싸지른다'는 격한 표현이 걸맞는 매체인가...?

나는 참 점잖치 못하고 줏대도 없으며 나대는 사람인 것만 같아서 부끄럽다.
그게 만나서 직접 보면 무마가 되기도 할텐데, (활달한 성격이란 장점으로? 푸하하.)
텍스트 상에선 절대 그렇지 못한다는걸 아니까...
며칠 내내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가끔씩 허공을 향해 하이킥도 해주면서 열심히 삭제 버튼을 누르고 있는 중.



늦은 밤마다..는 아니고, 이틀걸러 한 두번씩 좀 피하고 싶은 전화가 온다.
ㅠㅠ 애초에 처음부터 전화를 받아주지 말아야하는데 잘못 받았다가... 그 다음날부터 문자오고 그러는데 너무 무섭다.
그 뒤로 전화를 안받고 있는데, 그럼에도 밤이 되면 전화가 울린다...;;;
밤에 혼자 일하다가 전화만 울리면 심장이 막 덜컹덜컹 거리고 우울해져서, 그냥 일하던거 때려치고 이불 둘둘 말고 자버리고 싶다. ㅠㅠ 내 정보 그렇게 많이 알려주는게 아니었는데... 그냥 스팸처리 해버리라는데 그런데 지은 죄가 남아 있으니가 무턱대고 스팸처리 하기는 좀 껄끄럽고 불들어오는 전화기를 보고 막 무섭고 떨려서 덜덜 피하는 중. 흑흑

그저 내가 죄인이다. 죄인이지




이번 아이템은 진짜 진짜 잘해야하는데 잘해야만 하는 역사적 사명이 있는데,
안다. 나는 내 한계점을 아는데 그 한계점을 어떻게 긍정하는지를(극복까지는 아니고) 모르겠다. 응원이나 위로가 아닌 보다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분명 내가 잘하는 장르가 있을텐데, 그걸 빨리 찾고 싶다. 
안치환 꽃상여를 미친듯이 반복재생하고 있다.

그나저나, 다들 무도 안보고 싶나요?







눈물의 방류점이 낮아졌다.
걸핏하면 터져나온다. 나는 우는것도 곱게 울질 못해서 눈가를 막 부비니까 다음날  눈이 퉁퉁 붓고, 세상의 절반밖에 못보고. 일상생활의 지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당이 해산했다.
선거 당일날 투표 결과 보는데 펑펑 눈물이났다. 울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우는 바람에 놀랐다. 절반정도는 예상한 결과였잖아..? 근데 그날 심정은 막 우리 당이 뭐 어때서? 왜때려요? 왜때려? 우리당이 그렇게 별로에요? 기독당 한나라당 이딴 당이랑 왜 동급 취급해요? 왜그렇게 몰라줘요??!?!! 라며 울부짖는 두더지잡이의 두더지 심정? 누군가의 멱살을 부여잡고 엉엉 울고 싶은 심정? 암튼 브로콜리너마저 의 노래가 BGM으로 눈물 방류점을 한껏 낮추긴 했지. 아직도 때때로 섭섭하다.  그냥 친구들을 만난다고 치유되지 않는다.
동류만이 위로할 수 있는 아픔이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당사람들을 만나고서 치유받고자 하는가...;;;

선거 다음날 퉁퉁 부은 눈을 했지만 일상은 변함이 없었다. 회사에 출근하고 점심 먹고 일하고 저녁먹고 다시 들어와 소소하게 수다 떠는데, DM이 하나 도착했다. 발신인 노회찬...의원... 비록 내가 어제 당선축하드린다고 기쁘다고 DM(쪽지)를 날리긴 했으나, 반응이 올 줄을 몰랐다. 이건 정말 상상치도 못했던 대답. 
'감사합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어쩌면 소박하고, 투박하고 보잘 것 없지만, 그래서 더욱 빛을 발하는 대답이었다. 진보정당 가입 10년. 이젠 지칠때도 됐고 포기할 때도 됐다. 하지만 내가 아직 어떤 가치를 선택해서 지향하고, 거기에 나의 애정과 관심을 쏟고, 돈을 들이고 안타까워하는 모든 노력의 보상이었다. 그게 어젯밤(선거날)의 설움과 어찌나 잘 맞아 떨어지던지.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나네. 수다떨다 말고 갑자기 핸드폰 들여보더니 훌쩍 훌쩍 우는 나 때문에 에이디가 적잖이 당황했을거야 아마,

시기가 시기인지라 막내에게 부탁해서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집을 빌려오라고 했다. 기억이 맞다면 대학 3학년 때 읽었을거야. 서른하나에 다시 만나는 브레히트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나는 남들보다 강해서 살아 남는 것이 아니다. 세상엔 분노하고 부끄러울 일들 천지인데, 부끄러움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서, 치욕과 수치에도 견뎌내는 강도가 높아서 살아가는 거지. 그냥 잘 견디는 거다. 잘견디게 진화하고 있는거다.

"그래 그저 계획이나 세워라!
그저 큰 빛이나 되거라!
그리고 뒤이어 두번째 계획을 또 세워라!
그것은 둘 다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기에는
          인간이 악독해도 모자라기 마련.
          그래도 인간의 고매한 노력은
          한가지 장점이다."
-인간 노력의 불충족에 관한 노래  



나를 울린 쟌철수와 짜장면
아직도 최고의 로맨틱코메디 드라마를 꼽자면 나는 <환상의 커플>을... 
오랜만에 환커가 땡기길래 저녁 무렵 한편을 틀었다. 본래는 3-4편만 보고 잘 생각이는데 10편을 내리보고 새아침을 맞이하고 말았네.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어쩜 이렇게 '변화의 과정'에 대해서 설득력 있게 소개할 수 있는건지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한 계단도 훅하고 올라가는 법 없이 차근차근 14편까지 내리 성장하는 주인공들이라니. 이 드라마를 볼때마다 언제나 울어온 지점은 나상실이 장철수네 따뜻한 사진들을 삭제할 때. 쓰리석이랑 헤어질 때, 버스정류장서 둘이 헤어질때 였는데, 아 놔.. 짜장면 보고 울컥하는 장철수를 보고 나도 울컥해서 내내터진 울음을 드라마 끝나도록 이어갔다. 좋은 드라마고 훌륭한 구성이다. 등장하는 모든 장치들이 하나도 빠트릴 수 없이 사랑스런 메타포였다. 짜장면, 전기장판, 조카들, 개(꽃순이)...
너무 줄창 보면 질리니까 꼭꼭 숨겨뒀다고 몇년후에 다시 한번 만나야겠다. 그때 다시 만나, 쟌철수~


Bésame mucho

소소한 수다 2012. 4. 15. 21:04













la noche, La última vez, Bésame mucho , Que tengo miedo a perderte,
마지막, 밤, 키스, 잃다, 두렵다
같은 단어를 알아들을 수준이 되는데,
쿠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거든
베사메무쵸를 들어선 안된다

바람에 나뭇잎이 물결치는 것만 봐도 나는 뜨리니다드의 그 밤이 생각나고,
그곳에서 음악,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처음만난 사람들과 추지도 못하는 살사를 추고, 
1달러 쿠바산 맥주에 충만했던 그 기억이 너무 그리워져서 ...
 
'마지막'이란 단어가 던져주는 선명함.
내 인생 곳곳에서 이곳이 그리움으로 기억될 것을 예감했던 그밤이 너무 생각나서

아... 여튼 더 이상은 못쓰겠다. 흑흑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던 날도 있고,
담배를 태우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갑갑하기도 했다.
살맛 안나는 세상사를 겪고 있는데
17년간 고질적으로 괴롭혔던 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오기도 하고,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는 이놈의 직업군에 대해 고민도 들고
사실 난 재능이 없는건 아닐까란 회의도 곁들이고..

미련은 버려야 하는 것이 맞고
기대 또한 너무 크다면 줄이는게 맞다.

시은이 덕에 강신주의 <사랑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강의를 듣고 있는데
사랑을 믿으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사실 나도 사랑은 믿지 않지만, 내 얘기가 되면 믿고야 마는 창과방패같은 인간이니까

남녀간의 사랑은 언제나 특별하하고 유일하지만  
그 사랑의 예시가 다른데 쓰일 때도 있다. 
나는 이 미움과 오래묵은 정(情)과 연민과 동정과 더불어 용서할 수 없음의
복잡다단한 해묵은, 케케묵은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모르겠다.


어쩌라고

소소한 수다 2012. 3. 15. 12:44


사촌동생 승민이가 군휴가 나온차 집에 들렸다.
그날은 아빠 생신에다가 우리집 막내 승용이 생일 더불어
사촌동생 승민이 휴가까지 겹친
잔치 아닌 잔칫날이 돼버렸다.

온식구가 다같이 '짠' 도 하기 전에
알콜의 은총을 기다리지 못한 아빠는 위스키를 원샷에 드링킹.
그리곤 휴가나온 승*이를 붙잡고 또다시 뻔하디 뻔한 말씀을 시작하시었다.

"그래도 군대는 사내에겐 반드시 필요해."

그자리 앉아 있는 '사내' 중에 승용이와 군복무중인 승민이를 제외한
아빠 작은아빠 고모부.....참 쉽다. 
사람들은 참 쉽게 '방위'였던 자신들의 지난 세월을 잊곤 한다...;;



고기를 뜯는데, 막내고모가 시집가라고 잔소리를 해댄다.
우리엄마도 나보고 시집가라고 안하는데 왜 고모가 그러세요..
흑흑.. 

사실 어린시절부터 궁금했던게 있다.  
둘째고모부랑 막내고모부의 아직까지도 빛나는 미모...;;;
(둘째고모부는 알랑드롱을 닮았고, 막내고모부는 송승헌 눈작은 버전이다...
게다가 두분은 아직도 짙은 머리숱을 자랑하고 계시지...)

우리집안 자손대대로 뻗어가는 이 유전자를 가지고 
둘재고모랑 막내고모는 어떻게 고모부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인가?

"고모, 고모는 어떻게 고모부 같은 미남이랑 결혼했어?"

잠시 고모는 회를 집던 젓가락을 멈추고
오랫동안 고모부를 말없이 응시...
그리곤 한서린 목소리로..

"대신 마~않은걸 포기하면 돼! 아주 마~않은 걸!"

그러면서 자꾸 나보고 시집가라면
대체 어쩌라고.


나는 핏줄이 땡기나봐.
솔직히 조용히 조분조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외갓집보다
시끌벅적 싸움도 나고 토라지기도 하고 큰소리도 나지만
껄껄껄 크게 웃으며 풀어버릴 수 있는 친가 쪽이 좀 더 좋다.
결혼은 모르겠으나,
가족과는 훈훈하게 지내는게 얻는거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요 며칠, 친구의 노래를 들으며 일하고 있다.
친구는 사랑이 '다 그짓말!'이란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들으면서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친구는 '거짓말이 아니야'라는 답을 듣고 싶어서 이 노랠 부른거 같다. 

나도 똑같다.
그러니까 나는 '인생 뭐 있어 소풍처럼 살다가는거지' 라는 친구의 명언을 노트 한켠에 써 놓은 채, 알바를 뛰겠다고 주말저녁 아둥바둥 구성안을 붙잡으며 허무를 외치는 친구의 목소리를 반주삼아 틀어 놓은거겠지.

지난 한달
아둥바둥 좌절이 많았고 주저앉기도 자주 앉았다.
일어설 수는 있는데 그게 힘들어서 일어서지 않았다.
요번달은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우리가 원하는 답은 분명 존재하는데, 
그걸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괜시리 투정부리고 엄살피우는 중이라고...
그럼 좀 마음이 편해지나?
어차피 걸어갈 길 걸음이 좀 가벼워지나?
사뿐사뿐?
아닌건 내가 더 잘알잖아...

재능도 없고 센스도 없고 없는 것 투성이인 나지만, 
분명 '나이기에' 쓸 수 있는 글이 있을 것이다.  
분명 내가 하고 싶은 말과 내고 싶은 목소리가 있을 것이다.

친구는 비록 사랑은 거짓말이라고 노래했지만 
사랑은. 거짓말이 아니다.
'사랑이 아니었던 사랑'이 '사랑'행세를 했을 뿐. 




몇년 전이던가, 납득하지 못했던 게 있었다.

돌이키고 싶은데
돌이킬 수 없음이 어찌나 한탄스럽던지
그래서 그때 그 순간을 곱씹고 곱씹고 또 곱씹고
그 순간을 함께 보냈던 사람들을 만나고
만나서 옛일을 떠올리며
(차마 말하지 못하는 순간들을) 속으로 다시 떠올리고 고이 간직하고 그랬다.

요즘은 그 일에 충분히 고개를 끄덕인다.

'지났다'를 알게 된다는 게 어른이 되는 거라면, 
어른이 되는 일은 얼마나 서러운 일인가. 
미련은 어리석지만,
후회뿐인 인생에 얼마나 필요하고 얼마나 위안이 되는 존재인가. 



나꼼수 비키니 사건에서 내가 제일 재밌어 했던 점은,
여초까페에서 급변하기 시작한 진중권에 대한 시각이었는데 말이지...
사람들이 어찌나 편가르기를 잘하던지... ㅋㅋ

여튼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나꼼수를 비난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나꼼수 편을 들기는 더더욱 싫었고
난 그곳에서 외치고 싶었을 뿐이다. -_- 
여성권리에 불같이 화내는 것도 좋은데, 제발 (유색) 외국인 비하+차별+잠재적인범죄자 취급 좀 하지 말라고...;;

뭐 일단 여성의 입장에서 김어준 시각에 동의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고,
김어준의 수준이 저정도인줄은 알았지만, 저 지경일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네! 라는 감탄사가 전부라면 전부겠다.

여튼 그 사건을 접하면서 난 내 주변에서 꼽아봤다.
정치성(학교 때 학생회, 정당, 청년회)을 배제하고 만난
'대한민국 주민번호 앞자리 1'을 가진 사람 중에서  
'나꼼수가 잘못됐다'라고 말해줄 인간은 몇이나 되는지.
슬픈지, 다행인건지 
따악! 둘 꼽히더라.

근데 오늘 그 하나가 페이스 북에
나꼼수 비키니 문제에 대해 왜이렇게 난리들 치는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ㅜㅜ 

일단 내가 경험하는 여자들 입장에서의 불편함을 최대한 전달해주려고 했는데
서로 통하지 않았다.
어차피 사람은 보고싶은 보는 존재니까....

그냥 몹시 씁쓸했다.
며칠전 (다른) 친구놈이 '아이유가 괜찮은걸 보니 서른 중반즈음에 얼굴 예쁜 20대 중반 영계랑 결혼하고 싶다;는 직접적인 욕망을 내게 털어놓는 친구놈을 봤을 때보다 더욱....
더욱 썼다.
그건 기대치에 따른 결과일까.
아니면, 남잔 다 똑같애 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일까.




이런 날이 올줄이야.
내가 아이린(BBC 셜록 시즌2)이 남긴 명대사에 빙의될 날이 올줄이야.

강조점이 제대로 살 때는 비슷한 색끼리 엉켜 있을 때가 아니다. 
선명하게 명도가 대비되고, 바탕과 포인트 각자 색이 살아서 채도가 눈아플만큼 대조될때지. 그래서 내가 고작 그 두장짜리 구성안에 정반대의 상황에 지지부진한 설명을 넣고 결론을 도출하는거 아니겠어?!?!!?(라고하지만 아직도 이리저리 까이고 까이고 또 고쳐쓰고 있지만...)

여튼 아이린은 셜록이 미친놈 마냥 속사포로 추리해댈때 진정 섹시하다고 했잖아...
난 진쌤이 미친듯이 달려드는 심빠, 황빠, 최근엔 나꼼수빠들한테 가차없이 가혹하고 혹독하게 멘션 날릴때 섹시까진 못느끼고, 후련함까진 느껴봤거든...

근데 오늘

"대한민국 남성 중에서 마초기질에서 자유로운 사람들 많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남성들은 나꼼수에 대한 비난보다는 자기 내면에 들어와 있는 우익 마초 근성을 반성하고, 나꼼수 멤버들과 더불어 여성들에게 함께 사과를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다정한 멘션엔
나 정녕 가슴이 설렜네...

그러니까 이를테면 조조백만대군 앞에서 장팔사모 휘두르는 무시무시한 괴력의 사나이가,
갑자기 나한테 다가와선 계급장 떼고, 조근조근하게 사과하는 느낌! 심지어 지가 잘못한것도 아닌데! 나같은 쫄병한테 사과해주는거야?!?!! 계급도 높은데?!?!!?!?! 아놔 감화감복이란 표현은 이런때 쓰는건가봐... ㅠㅠ

이게 바로 왓슨이 나한텐 친구는 하나도 없다는 셜록한테 치를 떨며 삐쳐있다가, 나에게 유일한 친구는 너하나다. 너는 나에게 (해까지는 아니고) 달 정도의 존재다라는 사탕발림에 홀딱 넘어가는 그 수법인가?!?!?! 남들에게 죄다 매몰찬 남자가 나한테는 상냥해(?)라는 희소성으로 매력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건가!!? 그게바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란 신분 떼고, 전지전능한 능력 박차고 이 땅에 재림하고 난 뒤 2000년도 넘게 수십억명 감화감동시키고 앞으로 어쩜 천 년을 더 해쳐먹을지도 모르는 매력의 진정한 진실인거야??!??!! 이게 바로 츤데레의 매력인건가... 이런 진부한 매력에 나 넘어가고 만건가?!!?!?!

여튼 오늘 진심 설렜다.
진교수님 멋쟁이.. ㅠㅠb
만일 내가 느낀 선덕선덕함이 섹시함과 비슷한류의 감정이라면...  오늘 하루만큼은 진교수님은 정녕 섹시함! ㅠㅠb 대한민국 남자가 쉽지 않은데, 계급장 떼고 남의 잘못에 지가 사과한다니 정녕 멋지다.... 오늘 하루만큼은 송호창변호사보다 더 미남으로 인정하겠음.




이제부터 난 진빠!
트위터에서 미친듯이 워리어짓할 때 더더욱 섹시텐션 폭발하는 진빠! 

 

1월9일

소소한 수다 2012. 1. 9. 21:02
아이폰으로 일기를 써본다
본래 계획했던게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일기를 남기는 거긴 했다.
하루주요 일과를 어떻게 보냈는지 떠올려보고 주된 그날의 화제도 정리해보고
그게 계획인데 잘될지는 미지수....

개인적으론 어제밤에 밀린 무도를 봤기 때문에 아직까지 무도 <나름다수다> 영상이 맴돈다. 영계백숙은 한 스무번 본듯. 음악도 다운받아서 몇번 들었는데 오늘 일하는데 방해되는거 같아서 결국 꺼버렸다. 여튼 돈이가 2등해서 기뻤다. 나는 돈이가 좋은 평을 들을 때마다 기쁘다. 마치 나같은 평범한 갑남을녀도 노력하면 이룰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랄까? 날때부터 반짝반짝한 인간들은 아마 평생 모르겠지. 평범한 운석이 같은 광도로 빛나기 위해선 얼마나 스스로를 갈고 마모시켜야 하는지.... 여튼 그래서 도니의 존재는 평범하고 보잘것 없는 '나'의 투영 대상이다. 특히 레슬링 편에서 나온 <연예인>이후 더욱 그렇고. 

요즘의 즐거움하니까 기록겸 적는다.
요즘 진교수의 위트 넘치는 멘션만큼 기쁨이 되는게 없다. 몇번이나 날 웃겼는지 모른다. 비록 다음여초까페에서 진교수 편들다 진빠, 싸이코패스 벼라별 소리까지 들었지만 상관없다. 아직까지 진쌤의 논리보다 더 설득력있는 논리는 못찾았다. 비판하더라도 그 논리를 찾아내고 비판하겠다. 난 지금까지 진교수는 조조백만대군 앞에서 장팔사모를 휘두르는 장비라고 비유 했는데 누가 또 영드 셜록의 홈즈처럼 남과 논쟁을 시작했을때 비로소 니코틴 패치를 붙인것마냥 생기가 도는 홈즈 같다고 묘사해서 빵터졌네 ㅋㅋ생각해 보면 내가 항상 좋아했던 역사속 워너비들이 간사하단 소리를 잘 들을 정도로 머리가 비상한 달변가들이긴 했다. 조조 허균 생쥐스트 등등

스스로에 대한 실망을 한가득 안고 퇴근 중이다. 머리가 안돌아간다. 도무지 나에게서 기발함이란걸찾아낼수가 없다. 이 상태에서 체념이 행복의 길인지 노력이 행복의 길인지 누가 좀 알려줬음 좋겠다 금화터널이 머지 않았구나 자판친게 있으니 이만 저장을 눌러야겠다.



친구와의 약속을 기다리며 뻘글로 정리해보는 이공일일 년!

이제사 고백하지만
이제야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게 2011년 가장 큰 수확이다.

내가 나한테 사랑에 빠지게 된 시간은 정확하게 2011년 2월 16일.
또레스 델파이네의 만년설과 빙하녹은 물과 눈앞에 펼쳐진 연녹색의 동산을보면서...
한번에 차마 담기도 아까울만치의 광경 앞에서
비로서.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내가 좋아...'

사소한 것이 작은 차이를 만든다.
만일 내가 부자였더라면, 남미 여행을 팩키지로 떠났을 것이고
만일 내가 가난했더라면 차마 그곳까지의 경비를 마련하지 못했을 것이고
결혼을 했거나, 애인이 있었더라면 그곳까지 단신으로 떠나기 어려웠을 것이고,
안정된 직장이 있었더라면 두달이라는 시간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불투명함과 불확실함 보증되지 않는 것들이 언제나 단점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그게 아니란걸 알았다. 그래서 나는 비로서 나를 매우 사랑할 수 있게 됐다.  남들과 다른 찰나의 차이. 그 차이들이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낸 세상 유일한 '나'라는 존재. 한동한 용납할 수 없었던 나에  대한 긍정과 애정.
그런것들이 작용을 해서 꽤 괜찮은 상승작용들을 만들어 낸 해가 아닌가 싶다. 

정착하지 못하고 무작정 부유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불안해 해왔던가. 그리고 그러면서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나의 잘못으로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 '불안함'이야 말로 언제든 주저 없이 떠날 수 있는 '자유'의 다른말이란 걸 깨달았던 한 해. 
거기다 자유를 만끽하고 돌아왔을 때에 '여전'하던 고향이 있었기에 더욱더 감사한 한해였다.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라,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 내게 일생 중 다시 돌아가고 싶은 '한 해'를 꼽으라면
나는 정말 한치의 주저 없이 '반짝 반짝 빛나던' 나의 서른을 꼽겠다.
나의 서른은 '반짝 반짝 빛나던 나'와 사랑에 빠진 멋진 한 해였다.









백설기 부스러기 같은 눈이 떨어진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인 날, 선물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별로 춥지 않았다. 택시 탔기 때문만은 아닐거고. 그냥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금요일 저녁이다. 평소 같으면 동네파 퀴즈문제를 내거나 동네파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로 정신 없을 시간이지만, 올해는 일정을 간소화 한덕분에 이렇게 내 시간도 있다.

선물을 포장하고, 새로산 다이어리를 채워넣고 스티커를 붙이고... 올 한해를 떠올려봤다. 아직 마지막 날은 아니지만, 올한 해는 만족스런 한 해였다. 행운이 많았다. 그치만 그 행운을 위해 스스로가 한 노력도 있었다. 덕분에 나는 내 자신을 듬뿍 사랑할 수 있었다. 행복한 한해였다.

내일은 섭이네 모여서 놀 예정이다. 생각해 보면 교회놈들은 중등부를 시작으로 거의 매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왔었다. 20대 중반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런 반복이 얼마나 삶을 안정적이고 풍요롭게 만드는지 잘 안다. 거창한 꿈을 꾸는게 아니다. 대단한 행복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금것 내 인생과 내 주변이 평화로운 것처럼 그 평화가 여전하고 오래가길... 자잘한 걱정들도 멀리서 보면 아주 작은 모래알 같았을 뿐이길... 그러기 위해선 열심히 살아야 할 것 투성이, 싸워야할 것 투성이지만 말이다.

올해는 청년회를 정리했고(아직 인사도 못했다 ;ㅁ;) 당적은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중이다. 딱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결정하겠다. 무슨결정을 하든 난 충분히 존중받을 만한 사람이니까-.

오늘 나의 밤이 이렇게 고요하고도 평안하듯 사랑하는 이들 모두가 평안하길-.
아주 오래간만에 나는 두 손을 모아야 겠다. 



예전같지 않은게 참 많다.
체력도 그렇고 추위를 타지 않는 체질도 그렇고 예전같지 않은 것들을 꼽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많은데, 요즘들어 심히 거슬리는 건 욕설섞인 친구의 말이다. 아니 그걸 대하는 내 태도겠지.  
한때는 약간의 욕설정도야 친근함의 표시고, 우리 철없을때부터 지속해온 이 정도로 오래되고 깊은 사이야 과시하는 표현으로 사용했었는데-. 요즘엔 그렇지가 않다. 부담되고 어색하고 (보고) 듣는 순간 피곤하고 그렇다. 철 덜난거 같고, 창피하고 막그래. 그래서 스무살을 갓넘겼을 때 내가 섞어쓰던 비속어를 애들이 창피해 했나봐...
다늦어서 반성해본다.


좋아해서 즐겨찾기에 저장해둔 블로그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시집가서 안면몰수 하신다는 분, 여행을 떠나버린 분, 등등... 차마 가서 참견하고 댓글은 달지 않았지만 왠지 서글프다. 떠나지 말아요. 라고 말하고 싶음. 정녕.


오늘은 한바도 사에 있어서 기록할만한 날들 중 하나다. 아니다 따지고 보면 이틀전이 되겠구나. 여튼 오늘을 나는 새벽출근에 실패했고, 오래간만에 곰다방에서 사온 커피를 너무 찐하게 타서 지금 어질어질하게 굴고 있다. 

 
 12월 마지막주에 쉬게 될것 같다. 점을 뽑을까? 여행을 떠날까? 스키라도 배워볼까(아무래도 혼자서 일어나지 못하는 내게 보드는 무리란 판단이 들었다)? 아니면 그냥 확 따뜻한 나라로 떠나볼까 싶기도 하다. 여튼 이 모든건 이번주 말이 되야 결정난다는 사실. 그때가진 아무것도 못하고 있겠군. 슬프다. 


올해는 동네파에서 마니또를 생략했다. 매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내가 받고싶은(?) 선물을 포장해서 동네파 멤버의 집앞에 몰래 가져다 주는 스릴감만큼 재미난게 없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올해 선물 보낼 사람을 찾았다(?). 결코 대단한건 아니지만 박스 안에 담긴 정은 잘 전해졌으면 싶네. 




퇴근길이었다. 내 옆으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둘이 섰다. 유심히 들으려고 했던건 아닌데, 이어폰이라는 장애물은 가볍게 건너뛸정도로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으려고 해서 들은건 아니었다. 들려오니까 어쩔 수 없이 들은거지. 

군대에서는 내 대화는 끝났다를 표기하기 위해서 '오바'란 단어를 쓴다.
그 친고들은 내 대화가 끝났다를 표기하기 위해서 'ㅆㅂ'이란 단어를 쓰더라.
그렇게 'ㅆㅂ'이란 단어를 약 사만천오백쉰일곱번쯤 들었을 때 였을까??

그 다음부터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죽여'였다. 무슨말만 끝나면 죽여 죽여 죽여 죽여
뭐 그리 세상에 죽일 사람 천지인지...
말그대로 죽였다간, 그야말로 전세게 인구 6분의 1은 줄었을 태세;;;;

여튼 요 며칠전에도 회사에서 연극성성격장애의 한 단면을 보았는데, 어제 집에 가는 길에도 구경하게 됐네~. 연극 대사처럼 들리는 과잉 발언과 어색하기 짝이 없는 과잉행동...
그들은 언제쯤 철이 들까. 따위의 걱정은 하지 않았다. 말하는데로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았을 때쯤이면 세상에서 가장 쉬운게 말이란걸 알고, 말은 아무런 힘이 없다는걸, 그 힘은 실천에서야 나온다는 걸 저절로 깨닫겠지.

말은 아무런 힘이 없다지만 나는 오늘도 말한다.
새벽 출근 좀 그만하고 싶다.
야근도 그만하고 싶다.




하루이틀일은 아니라지만, 눈을 돌리면 입력되는 정보가 너무 많다.
포화상태다. 부글부글 쌓이다가 전산처리가 에러날것 같아;;;.

연예인 모씨가 왜 아이라인을 그렸는지, 안그렸는지
누구의 뒷태가 숨이 막히는지 안막히는지 
남이 땅을 사든 말든 땅이 알짜배기건 말건
나랑 다 상관 없잖아!!!!!!

여튼 정보가 과잉을 넘어선 포화상태다.
쓰잘데기 없는 글자들은 그림으로 받아들이고 흘려야 하는데,
또 나는 그걸 주저리주저리 읽고 있고...

여튼 요즘들어
문자말고 다른 정보가 가득한 곳으로 떠나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단 생각이 든다.
굳이 글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언어가 아니더라도
읽고 느끼고 오감으로 느낄수 있는 정보들은 얼마나 많은가.
근데 그 모든걸 왜 꼭 사람의 언어로 걸러내고, 문자로 남겨야 한단 말인가.
여튼 잠시 떠나고 싶다.
그럼 대체 어디가 좋을까 깊게 고민 중.




나약해진 인간이 덧댈 곳은 정녕
존재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르는 극단의 절대적 존재인가;;;
...는 너무 거창하고 완전 우울한 나날에서 좀 우울한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1년사주 보는 데서 봤더니 10월 8일부터 11월 6일까지 올해 최악의 운세라고 한다.
3분의 2 가량 지나갔으니가, 힘내서 버텨보겠다.
나아진다고 하니 버텨야지 무슨 수가 또 있겠나.

색깔테스트가 유행인거 같길래 나도 해봤다.
공리주의자 이상주의자 뭐 허울 좋은 소리로 들릴수도 있는데, 스스로는 흡족한 말이다. 
맨 마지막 문장이 디게 인상적이었다.

"직장에서는 책임감이 강하여, 중요한 임무를 맡는다. 입신양명이 중요하니 쉼없이 노력하고, 절제있는 생활을 한다. 배우자를 잘 만나고 배우자 덕을 많이 본다."

배우자 덕을 많이 본다...
배우자 덕을 많이 본다.......
배우자 덕을 많이본다.........

원인이 있는데 어떤 성질을 만났고 그래서 결과가 있다. 
수많은 역사철학서들이 시시콜콜 떠드는 말이 대게는 다 그렇다.
배경이 있고 사건이 끼어들고 그게 융합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러니까 구성에서 중요한 점은 초반에 배경을 설명하는 일이겠지.
그래야 전개의 과정이 이해가가고 개연성이 있으니까.

오늘 같은 날 배경의 시점은 무당소속의 광풍이 돌고 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지하는 후보자'가 아닌, '대안'후보를 찍었다. 그리고 일단 투표를 했고, 결과를 기다린다.

배우자 덕을 많이 본다는 운세를 타고 났는데
일단 그걸 가로막는 성질의 '내'가 있다.
오늘따라 사뭇 결과가 궁금하다.




그러니까
꼭 그런 느낌이었다.
투우하는 검은 소가 벽이고 철문이고 무시하고 아무대나 막 들이받는 느낌. 
살아 날뛰는, 퍼덕이는, 요동치는,
나. 시방 지금 위험한 짐승이여~의 느낌. 

운 좋게 <워리어>시사회에 당첨됐다. 
시사회 신청은 처음해보는 건데, 바로 당첨이길래. 아무나 되나보다 싶었는데 막상 그게 아니었나봐. 주위에서 용케 당첨됐다며 축하해주네;;;
뭐 상관 없다. 톰하디 빠순이인 나로선, 애초 극장서 다섯번 볼 생각이었다. 이제 네 번만 더 극장가서 보면 되겠다 싶다. 

영화 참 잘뽑혔다.
초반부는 조금 퍽퍽하긴 했지만, 나름 몰입할만 했고. 자잘한 장치들이 마지막에 감동을 불려주고 터뜨려주는 역할을 잘하는 것 같다. 가족애를 다루기 때문에 내용이 약간 빤한건 어쩔 수 없다 치자.
특히 군더더기 없는 장치가 퍽 마음에 들었다. 특히 옛날 가정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과거 회상씬이 없었는데 그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간결미가 넘치는 영화다.
마지막 마무리야 가족애를 표방한다니까 훈훈할 수 밖에 없었고.

그리고.. 우리 오빠는 말예요.....
우리 우리 오빠는 말이죠...

아 놔 톰하디 빠순이 평생할꺼야.
평생 부르짖을(이름에 추가해둘)꺼야.
이제 톰하디 빠순인거 부크러워도 않을거야.

뭐 이렇게 인간이 (또라이) 연기를 잘할 수가 있는건가요?!?!?!
특별히 얼굴 밖으로 꺼내놓은 감정이 분노 또는 분노를 누르는 절제 두가지 밖에 없는데도,
우리 오빠 연기 잘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잘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영화 중간 중간, 슬펐다.
아무래도 지난주에 <리얼스틸>을 본탓이겠지. 로봇 보고 자기처럼 싸우라고 레프트 라이트 잽을 휙휙 휘두르는 휴잭맨은 팔을 한번 뻗으면 끝이 없었다. 
근데 우리 오빠... 안그래도 180(이 안될거라 예상하는) 단신의 우리 오빠는 팔이 짤바아~ 너무 짧아~ 게다가 <브론슨>찍는다고 불리고, 인셉션 찍는다고 빼고, <워리어> 찍는다고 불리고, <디스민워>찍는다고 빼고, 불리고 빼기를 반복한 결과 숭모근이랑 팔근육이 상체가 너무 발달해버렸다. 그니까 그런 느낌. 뭔가 더 뻗을것만 같은게 있는데 이미 다 뻗어버린것 같은거지. 

그래도!! 
정말 왜 우리 오빠한테 성난황소 운운하고 말론브란도의 현신 운운했는지 제대로 깨달았음.ㅜ_ㅜ 이렇게 우리오빠가 (또라이) 연기를 (또 다시) 잘했는데, 왜 왜 왜 미시간에선 흥행을 못했니이이이 ;ㅁ; 

백현진 <무릎베개> 같은 노랠 듣다가 그런 상상을 한 적이 있다. 이정도로 미친사람이 사랑을 퍼부어 준다면, 아무리 개망나니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지. 평범한 인간들이 줄 수 있는 사랑의 크기가 10이라면 백현진 같은 목소리는 30이나 40의 광활하고 방대한 어마어마한 사랑을 퍼부어 줄 거 같으니까.
그 절대성으로. 그 희소성만으로도. 그 사랑은 분명 목숨을 걸만큼 값어치 있는거니까.  

그니까 <워리어>에서 톰하디가 연기한 토미가 딱 그짝이었다. 저렇게 미쳐 날뛰는 사람이니까 비교가 불가능하다. 다 쏟아 놓으니까 절대적이 돼버린다. 존재자체가 유일해지고 희귀해지고 그래서 매력적이고.

여튼 11월 3일 개봉일이 너무 멀다.
벌써부터 다시 보고 싶다 ㅠ_ㅠ
벌개진 눈이 미쳐 날뛰다가도 언뜻언뜻 스치는 외로움이 자꾸 아른거리네.
고독을 씹고 또 씹고 질겅이는 우리 오빠 멋있쪄... 진짜 멋있쪄.... :Q.....






어떻게 나왔느냐를 물으면 대답을 통해 어떤 곳에서 일했는지가 드러난다.
나와 같은 직군에 일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만뒀다"고 말하지 않는다.
"탈출했다"고 말한다.



따져보면 우리 엄마는 상위 1%로 안에 들거야.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엄마로 말이지.

학교 다닐 때도 공부하라 닥달한번 안해, 뭐해라 이거해라 지시한적 없다.
만화가 하겠다고 깝죽대면서 2년을 놀았는데 언제 취직할래 한번을 안묻고,
아빠의 타박에 우리딸 나중에 유명해지면 신세나 지지말라고 나서서 내 방패가 돼줬음.
지금도 시집가라 말 한번 한적이 없다.

모자람 없이 자랐고, 그건 풍족했단 증거고,
그게 다 엄마의 희생아래서 치러진 것들이란걸 너무 잘 안다.
그럼에도 난 좋은 딸은 안되는거 같아서.
오늘도 곰곰히 생각하다 눈물이 울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