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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28 프랑스 여행 소소한 단상들

 

생텍쥐베리도 프랑스 남자.

리옹의 공항은 우리가 아는 어린왕자의 저자의 이름을 딴 생텍쥐베리 공항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야 나는 알게 됐다. 생. 텍쥐 베리가 아니라, 그의 이름은 세인트-익취베리 세인트가 연음으로 표기되면서 헛갈리는거지, 실은 익취베리가 그의 본명이라는 걸.

여튼 만두와 리옹 기념품 가게에서 이거 저거 구경하다가 어린왕자 몇구절을 서로 읊었는데

그때 내린 결론이.

 

결국 생텍쥐베리도 프랑스 남자였구나!

 

"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보낸 시간이란다."

"내가..  나의 장미꽃을 위해 보낸 시간이다."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말했습니다.

 

"네가 나를 기르고 길들이면 우린...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돼. 넌 나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사람이 되고 난 너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테니까."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러나...  만일 네가...  무턱대고 아무 때나 찾아오면 난 언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지 모르니까"


"사막은 아름다와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야.  

눈으로는 찾을 수 없어 오직 마음으로 찾아야 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야.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여우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넌 그것을 잊어서는 안돼. 넌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을 져야 하는 거야.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난   나의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되뇌였습니다.

 

아 놔.... 생텍쥐베리도 프랑스 남자라는걸 생각한 순간 왤케 웃긴지. ㅋㅋㅋ

어린왕자 대사 몇개만 곱씹어도 새침떼기 연인에게 버림받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차인) 프랑스 남자가 눈에 선명하게 그려져서 왜이렇게 빵터지는지.

이런 감수성을 가진 민족이니까, '너 어디 출신이니 Where are you from?' 이란 질문에

능숙하게 "In your dreams" 이란 대답이 나오는 것이며,

(이것은 친구의 증언) 밤에 산책하면서 별이 쏟아지길래 '너는 매일 이런 별을 보잖아'란 질문에 '그래도 너랑 보는 별은 오늘이 처음이잖아'란 대답을 할 수 있는거 아니겠음?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생텍쥐베리도 프랑스 남자였어. 어린왕자 쓰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감이 옴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란 존재를 무시하는 프랑스인들에 관해.

몰타에선 모두다 영어만 쓰는데 이곳에 와보니 죄다 프랑스어로 말을 거는게 당연지사라 난감했다. 게다가 게르만 민족이나 스칸디나비아 쪽 처럼 남 일에 심드렁한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하니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이를테면 밤 11시 30분에 리옹공항에 떨어져서 론익스프레스 타려고 하는데 티켓이 구입이 안되는거다. 곤란해 하는 나를 귀여운 베레모와 예쁜 목도리를 감은 프랑스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둘러 싸더니 그때부터 참견 시작. 대충 뜻은 모르겠지만 '마드모아젤은 나만 따라와. 내가 차장한테 말해줄께'라는 뉘앙스 같았다. 그러더니 다른 할아버지가 내 카드로 뽑아주고 현금으로 받겠다며 실랑이. ㅋㅋㅋ 론익스프레스 타고 차장이 오고 나니, 할아버지가 흥분하면서 이 마드모아젤이 이 차를 못탈뻔 했다면서 강력하게 항의. 뉘앙스는 모르겠으나 자판기가 고장났다 어떻게 이럴수 있느냐는 뉘앙스인것 같았다.

결국 귀여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나보고 중앙역 택시 타는데까지 데려다 주라며 어떤 젊은 아가씨에게 나를 맡기며 신신당부... 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런 오지랖 너무 웃겨서 그냥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뻬르쥬에서도 비슷한 일이 또 있었는데, 뻬르주 뻬르아쥬 페루쥬르 아무리 외쳐도 못알아 듣는거다. 프랑스어 표기가 거의 불가능한 한국어34년 인생. 나의 발음을 알아듣는데는 큰 무리가 있다 판단하고 기차표를 꺼내서 페르쥬를 보여줬다. 나 여기 가고 싶어 여기 어디로 가야하니? 친절한 프랑스 아주머니는 방금 기차역에서 온 나를 끌고 다시 기차역까지 친히 가시더니, 여기가 CNCF야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 너무 자랑스러워 하길래 실망을 안겨드릴수 없어서 메르씨메르씨보꾸.아우브아.하고는 기차역으로 다시 들어가서 기차역 인포를 찾았다는 슬픈 이야기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몇가지 웃긴 일들은 몇개 소소하게 더 있었다. 분명히 사용가능한 언어애 프랑스어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놓고 말을 걸곤하는 프랑스 사람들. 영어 번역기를 좀 돌려봤더니 '작고 귀여운 널 만난건 내 인생의 딜라이트야.' 정도로 번역 되는것 같다. 아 놔 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이처럼 영어란 존재는 싸그리 무시하고 이 지구에 프랑스어만 존재하는것 처럼 사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귀여우니까 됐다. 특히 혼자 다니면 불쑥불쑥 프랑스어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무뚝뚝한 인상이 한순간에 허물어지고 웃음지으며 눈을 빤히 들여다 보며 건네는 한마디가 그것 그대로 나에게 큰 웃음을 주니 그걸로 됐다.

 

 

 

 

성평등의 나라에서

프랑스에서 성평등을 느낀다는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침 출근길 열중 대여섯은 아빠 손을 잡고 학교 가는 아이들. 우리나라 같았으면 미란다 커 같은 여자 모델이 온몸을 뒤틀고 섹시함을 뿜어내며 크리스마스 선물 광고판을 장식하고 있을텐데, 여기는 왕 섹시한 프랑스 남자가 웃통을 벗고 산타 모자를 쓰고 온몸을 뒤틀고 있다. 그런 광고판이 유독 많아서 인상적이었다.

그 다음 놀랐던 게 애들 사탕파는 가게 한켠에서 섹스토이를 파는것도 신기했는데 ㅋㅋ

남성고객것만 있는게 아니라 똑같은 버전의 여성고객 게 같이 전시돼 있어서 인상적이었음. 이를테면 여성 곡선을 강조한 컵이 있으면 같은 버전에 남자어깨와허리선을 강조한 컵이 있음. 게다가 주나 종류로 봤을때 남성 성기나 남성의 것을 묘사한 게 더 많아서 큰 웃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