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경기도교육'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2.04 분노의 방향, 그 자리. 4


이번 우리 출연자는
여드름 잔뜩 난 얼굴에 씨익 웃는 미소가 무척 귀여운 소년이다.
수줍은 미소 만큼 마음씨도 곱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도 지극하다.

하지만 그 착한 아이가 어려운 형편에 공부를 하기 위해선
알면 가슴아파 하실까봐 엄마 몰래 급식을 굶고, 그 돈을 모아서 문제집을 사야한다.
한달에 한번. 헌혈을 해서 받은 문화상품권을 모아 참고서값을 마련해야한다.

열정을 다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 애의 모습을 불쌍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동정은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상대에게 베푸는 감정이기에-

그 애는 결코 불쌍하지 않다. 하지만 위태로워 보인다.
그 곱고 고운 마음이 언젠가 돈이 근본이 되는 세상에 부딪혀서 상처 입을 것이 보이고,
좋은 학교 간다 하더라도 비싼 등록금, 허울좋은 브랜드들로 치장한 친구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길까봐 두렵다.
그래서 나를 이토록 감동시킨 그 순수함을 잃게 될까봐, 가슴아프다.

치열함과 맹목적인 것은 왜 가지지 못한 자들만의 것일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지치고 힘들고 괴로운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몫일까,

김상곤 교육감이 실시하려고 했던 무상급식 정책을 뒤집어 엎은
딴나라당 개새끼들, 경기도교육청 썩은 윗대가리들만 생각하면 정말 욕을 한바가지 해주고 싶다.


그 애는 오늘도 엄마를 위해, 자신의 꿈을 위해 공부한다.
책상에 엎드리지 않기 위해 의자에 밧줄을 묶고,
혹시나 조는 자신을 깨우기 위해 손목에 건 고무밴드를 튕긴다.
손목시계, 책상 위, 집안 곳곳. 가리지 않고 붙여둔 포스트 잇 위에는 아직 이루지 못한 그애의 꿈이 한가득이다.

나는 그애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토록 치열해야하는 것에 대해 분노했다.
그리고 분노에 대해서 생각했다.
 
분노를 깨닫는 것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현실에 대해, 세상에 대해 분노한다.
하지만, 그 분노를 어디에 쏟을지는 미처 생각하지 않는다. 욕을 하면서 비야냥 거리면서, 때로는 비웃으면서. 하지만 그 분노는 그렇게 소모되고 해소될 것이 아니다.

그 애의 밝은 미소가 너무 예뻐서, 프리뷰테잎을 보면서 몇번을 울컥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꿈을 그리면 그린 만큼의 미래가 돌아올거란 믿음을 지켜주고 싶다.
그런 세상이 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