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어제, 오늘.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좋다'는 노래를 듣고 있다.
노래가 염려하는 것은 단 하나다.
'너와 나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만날 수 없는 것'.
'너를 보기 위해선 밤거리를 한참 헤메야 한다는 것.'


그냥 이제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 '마음'이 참 값지단 생각을 해봤다.

 
니가 다른 사람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뺏고 싶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놔주지 않을테다.
요즘 참 흔한, '소유를 향한 욕망'을 '여지 없이, 여과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가사들을 떠올려봤다. 그것이 솔직한 것일까? 그렇다면 같은 하늘 아래서 살고 있다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마음일까? 부족함이 포함된 다소 모자란 마음일까.

요즘 노래들은
강을 무너뜨리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쓸어서라도
돈을 버는 '내'가 되고 조금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는 '우리'가 된다면 상관 없다고 말하는, 지금 이 사회와 참 많이 닿아있다. 그래서 닮아 있다.
그래서 나는 그게 참 불편하다. 


새끼손가락 걸고 영원을 맹세하고
백발이 되어서 너를 잊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마음'들은 어디로 가버렸나?
이젠 '멸종'된 것 처럼 느껴지는 많은 것들이 살아 있는 세상에서 살았었는데.

'내가 사랑하는 너'보다 어느새 '너를 사랑하고 있는 내'가 중요한 세상이구나.

그래서 나는 자꾸 90년대 만화책을 사모으고 80년대 가요를 찾아 듣게 되나보다.

금요일 밤이다.
다모토리 가서 노래 부르고 싶다.



조하문-같은 하늘 아래


사랑했어요

소소한 수다 2009. 12. 3. 17:41
돌아서 눈감으면 잊을까 정든님 떠나가면 어이해

주기자와 집에 오는 마을버스에서 '사랑했어요'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 노래 많이 들었는데, 누가 불렀지? 제목이 뭐지?
발길에 부딪히는 추억을 말하고 그래서 두눈에 맺혀지는 눈물을 이야기하고
사랑은 기쁨보다 아픔이라고 결론지은 게 누구였지?

내일 인터넷 검색해야하는데 이대로 가사 까먹으면 어떡해,
결국 가는 길 내내 떡볶기 먹는 내내 노래가사를 중얼대면서
내일 찾아야겠다 미뤄두었다.

아침에 동네파 클럽 들어가봤더니 주기자가 벌써 찾아 놨더라.



사랑했어요 그때는 몰랐지만 이 마음 다바쳐서 당신을 사랑했어요

이 노래를 처음 들은건 20살 생일선물로 받은
김현식 트리뷰트 헌정 앨범을 통해서였다.

배우 최민수가 노래를 불렀는데,
원래 전인권 탐웨이츠 같은 목소리의 노예였던 나는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듣고 또 듣고 또 듣고.
테이프여서 감아서 듣고 또 들어야하는데도 그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유투브에서 김현식이 부른 노래를 찾아 들었는데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다시 찾아낸 최민수가 부른 노래만 못했다.


드라마에 온 감정을 쏟아 부으면서 보는 요즘 나는,
사랑을 하지 않는데도 아픔에 콧날이 시큰거리더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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