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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4 나의 불행은 몇 점?



요즘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 주로 하는 일이 정해져 있다.
서로 질세라 경쟁하 듯 자신의 불행을 꺼내 펼쳐 놓는다. 절대 질 수 없다. 지금 뻔데기 앞에서 주름 잡냐? 나 역시 한 보따리 두 보따리 풀기 바쁘다. 그래서 얻는 게 뭐냐 물으면 사실 할 말은 딱히 없다. 여튼 '난 참 재수 없는 애다' '나 오늘 진짜 짜증났다' '참을 수 없이 열받았다' 욕하는 그 순간만큼은 신명이 난다. 나름 신나는 놀이다.
 니네 회사는 칼퇴가 없어지고 나는 수개월째 월급이 그대로고 걔네는 주말 출근이 확정이다. 아아! 이 가슴 속 한을 누구에게 풀 것인가? 불행한 영혼들 서로 비둥비둥 기대어 근근히 살아라도 가라고 살풀이 한풀이를 할 수 밖에 없다.  

이번주 난 참 복도 없는 년이었다.
몇 달 전부터 잡혀 있던 만두 공연을 못갔다. 그래도 '혹시?' 라며 기대의 설레발을 쳤던 여름 휴가는 취소 예정. 내 평생 한으로 남을 27기 쭈꾸미들과의 제주도 여행은.... 이 선에서 체념 하는 것이 덜 아프고 덜 다칠 것이다. 딱지지고 흉지기 포기하는 게 낫다. 

차마 이 공간에 적을 수 없는 나의 불행을 떠올려 본다. 정녕 나는 불행한 인간인가? 인간의 만족도는 절대평가도 상대평가도 아니지만 오늘 이 시점에서 나는 내 인생을 점수 매겨 볼 수 밖에 없다.

올해는 홀수 년. 주로 내 인생은 홀수 년에 불행했고 짝수년에 덜 불행했었다

서른이 일 년 반도 안남은 이 불쌍한 영혼도
내 인생에 만족스러운 점수를 내릴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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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바쁘고 싶다. 덜 정신 없고 싶다.
주저리 주저리 타자 치는 지금 나는 이틀 밤을 합쳐 6시간을 못잤고
오늘은 새벽 6시에 일어나 14시간 연속 근무 기록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내 아이템은 아직 보이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