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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6.01 안녕 주장님!

즈음하여

소소한 수다 2009. 6. 1. 19:54

하나. 그리운 동네파.

테잎이 들어오는 지난주 월요일부터 야근이었다 지지난주 토요일 서눈물 주기자의 공동 생파가 마지막이었고 그 다음날 쩡아랑 대한문 다녀온 게 정말 '최후의 최후' 였다 동네파 얼굴 보게 된 거 말이다

원래 어제 원고 넘기고 늦은 밤일지라도 달려서 1분 거리 산다는 장점으로 만두랑 심야데이트를 하려고 했는데 더빙실 출석이 필수적인 상황이라 그것도 틀리게 됐다.

동네파...의 얼굴이 가물가물 떠오르지 않는다.

니들... 어떻게 생겨먹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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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생겼었지;;;;;




둘. 나는 원고를 넘겼다

난생 처음 써보는 (역사추적 때 VCR 10분 써보긴 했지만 방송에 나가는 건 아니었으므로) 원고를 썼다. 금요일 저녁부터 바깥 공기와 차단된 내방에서 음침하게 한글창 열고 자판만 두들겨 댔다. 금요일 밤에는 3시간 반을 잤고 토요일에는 미쳤다고 8시간을 잤다. 그 모든 것이 끝난 건 일요일 저녁 9시였지 아마. 나에게는 Y염색체가 없었기에 다행히 수염은 나지 않았다.

다만 블랙헤드가 눈에 띄게 더 짙어졌을 뿐.






셋. 사생활을 부탁해

사무실에 세 줄로 책상이 배열되어 있는데 두 줄은 마주보고 있고 나머지 한 줄이 벽에 붙어 있다. 그리고 그 벽자리가 나다. 내 뒤로는 모두가 지나다니는 통행길, 마주보고 있는 두줄에서는 내가 지금 뭘 하는지 시시각각 다 보인다. 정중앙에 앉아 있는 대표님 자리에서는 (벌써 앉아보고 시야를 다 확인해 봤지) 고개를 돌릴 필요가 없다. 눈동자만 굴려도 내 노트북 모니터가 다보인다.

‘어머 XX는 싸이월드를 하고 있구나, 오늘 XX는 신발을 쇼핑하네, XX는 해외축구에 참 관심이 많은가 봐~’

길고긴 무료한 시간. 내가 취재해야할 친구들은 밤 11시 12시에 끝난다. 사무실에 나가 내가 딱히 하는 일이라곤 오늘밤 통화해야할 예비출연자(?)들과 통화 약속 잡는 일. (아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옆팀 동료가 뚫어져라 눈동자를 굴리며 내 글을 읽는 게 포착. 뻘 글인거 아는데 짜증이 확 치밀어서 나도 모르게 면박줬다.) 그 공허하고 멍청하게 보낼 수 밖에 없는 시간 딴 짓 하는 게 뭐가 나빠?
 
근데 나도 사람인지라 지레 찔리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넷. 잘가요! 주장님

구분이 우스운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대학생이 된 건 21세기의 시작인 그 해였다. 스무살이 된 것도 그해였지. 10대와 20대의 경계가 명확한 태생이기 때문에 ‘20’으로 시작되는 년도라면 다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벌써 내 나이는 28...) 인자기를 알게 된 건 2002년이었고, 주장님을 알게 된 것도 그때였지. 2002년 아주리의 주장은 말디니였고, 곧 국대 주장 은퇴를 하긴 했지만 AC 미남팀의 주장이었고, 지금까지 주장이어서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난줄 몰랐다.

그냥 다들 그대로 그 자리에 영원히 있을 줄 알았다. 아니, 그 자리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대단하게 좋아한 건 아니지만 뭔가 공허하고 슬프다. 벽이 뻥 뚫린 이 기분. 이러다 칸나바로 은퇴할 때는 정말 곡을 하며 울지도 몰라.

(이렇게 써놓은걸 보니 뭔가 모호한데, 내가 진정 사랑하는 건 야비함과 비열함, 겉치례에 능숙한 그 와중에서도 새침함이 돋보이는 갖춘 ‘필리포 인자기’임을 밝힌다.)

여튼,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다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사라져주었으면 좋겠다. 내 주변에서 내가 애정을 쏟은 모든 것들이.
 
나는 이제 '변화' 라는게 조금씩 두렵고 떨리는 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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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주장님! 주장님이 있어줘서 참 즐겁고 행복했어요!
우린 또 어디서 주장님만한 미남주장을 구할 수있을까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