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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1 예수의 소신공양.


문수 스님의 소신 공양 기사를 읽고 마음이 참 아프다.
나는 불교는 잘 모르지만,
뜻한 바를 위해 내 모든 걸 내던지는 건 참으로 힘든 결단이라는 건 잘 알겠다.
4대강으로 삶을 빼앗기는 수 많은 생(生)을 보면서
그것을 남이 아닌 자신의 일처럼 여기셨구나 추측해본다.

문득,
친구가 건네준 도마서의 구절이 떠오른다.
이 구절을 읽고 무릎을 쳤다.
도마서가 왜 신약성경에 들어갈 수 없었는지, 다시 한번 느낀다.
예수의 이 말은 파격이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세기를 뛰어넘는,
그것도 2000년을 뛰어 넘는 빨간책이었다. 혁명서였다.

"그대가 둘을 하나로 만들 때,
그대가 안이 밖과 같고 밖이 안과 같으며 위가 아래와 같게 만들때,
그대가 남자와 여자를 하나로 똑같게 만들때....
그때 그대는 신의 궁전에 들 것이다."


예수는 너와 내가 같아지고, 여자와 남자가 같아지고, 위와 아래가 없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다.

언젠가 교회 다니고 있는 친구에게 건넨 말이다.
"예수님이 이명박을 사랑하실거 같아? 연금혜택을 빼앗겨서 연탄을 때지 못한 채 촛불을 켜서 몸을 녹이다 돌아가시게 될 할머니를 사랑하실거 같아?"

친구가 말했다.
"예수님은 둘다 사랑하셔."

친구의 말이 맞다. 예수는 우리 모두를 사랑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또 하나있다.
예수는 이명박의 죄는 사랑하지 않는다.

이명박은 단 한 번도 그 할머니와 자신을 동일시 한 적이 없다.
아니, 동일시 한다 해도 동일시한 생각을 행동한 적 없다.
궁핍함을 게으름의 부산물이라 말한다.
그래서 게으른 사람들은 위로 올라와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위와 아래의 구분을 더욱 공고하게 만든다.  
그것은 너와 나를 구분짓는 경계다.

내가 아는 예수는 이토록 내가 꿈꾸는 세상을 위해 십자기에서 소신공양을 하였는데,
요즘 세상이, 한국교회가 말하는 예수는 내가 아는 예수와 참 다른 것 같다.  

왜 이렇게 다를까, 무엇이 이렇게 다를까.

내가 아는 예수가 잘못된 예수인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