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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소소한 수다 2010. 5. 26. 17:31

얼마전 친구에게 실망을 했다. 나와 다른점이 있었다. 남들이 보면 그건 큰차이는 아니었다. 아주 미묘한, 차이였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분명 큰 차이였다.  

무심코 지나친 그 한마디가 자꾸 와닿는다. 나는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 내내 오늘까지 곱씹는다. 씹고 또 씹고, 곱씹고, 질겅이고 풍선껌 마냥 풍선을 불어본다. 왜 그런 차이점이 있을까를 고민한다. 고민의 답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니까.  

별것 아니라고 간단히 넘어가면 별 것 아닌이야기였다. 날 향한 얘기도 아니었을 뿐더러, 인신성 발언도 아니었고. 그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관한 미묘한 차이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그토록 큰 파장을 일으킨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그애를 믿었다.
친구지만 존경했다. 좋아할 점이 무척 많은 애였다. 그리고 나는 적어도 그애가, 아니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건 나에게 큰 만족이었다.

그 차이가 너무나 안타까웠고, 차이는 넘지 못할 벽으로 느꼈다. 그래서 슬펐다.  

'정해진 미래란 없다.'
스물 아홉 먹은 나는 아직 그렇게 생각한다. 아마도 이 생각을 그만두는 순간, 스스로를 늙었다 여길 것이다.








'생각하는데 실천하지 않는 건 분명 비겁한 일이다.'
그건 '절망'이다. 모든 사람이 알게 되도 부조리한 이 세상이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나의 이 말들을, 나의 이 생각을 부끄러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물 아홉.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존경할 지점이 많은 친구였는데, 어제 그 한마디가 그 무수한 존경의 지점들을 몽땅 지워버렸다. 슬픈일이다. 나는 겁이 났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데'도 '움직이지 않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 역시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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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독 만화가 나의 이백마디 보다 훨씬 더 나은것 같아 첨부해서 올린다.
나에게도 이렇게 곱고 부드럽게 선거를 권할줄 아는 기술이 있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