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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6 거침없는 주말 일정 2


*뒷걸음질 결혼식
회사 갈때도 일어나지 않는 시각 오전 8시에 기상해서 110번 타고 한시간 20분을 달렸다.
정류장에서 내려서 교우회관까지 걷느라 기절 대기절. 왤케 멀어? 왤케 멀어?
가까스로 식장 도착. 신부대기실에 있는 뒷걸음질을 보고 기절했다.

난생처음이었다.
뒷걸음질에게 "야 너 이쁘다"라고 말한 건.

진짜 오래간만에 경진이 얼굴도 보고, 보라언니 열매언니 병주오빠 등등 반가운 얼굴들이 가득이었다. 결국 결혼식은 끝까지 보지 못했지만
축하하고 축하하는 이 마음이랑 잘살라고 앞으로 내내 기도한다는 말은 전해주고 싶었다.
"입장하는데 뒷걸음질 너 1학년때 과대했던거랑 2학년때 우리 친해졌던거 3학년 때 답사장으로 개고생하던 그시절이 소소하게 기억나는 바람에 울컥한거 있지?
선물, 받고 싶은거 빨리 말해~ 시간이 지나면 말하기 더 어려운 법이라고. ㅋㅋㅋ"


*그리고 나는 사무실에 잠시 들렸다가;;;;; 다시 또 다른 결혼식장으로

*오군네 둘째 누나 결혼식
141번을 타고 역삼 청운교회까지 친히 왕림했다.
오군네 누나 결혼식이었는데, 신랑 미남이야! 신부 미녀야! +_+
예배 시작 전 주보에서 봤는데 신랑, 즉 오군의 매형의 아버지 성함이 피자회사 이름이었다.
문병기 왈, 이 사람이 그사람이래!
예전 내 친구 금댕이가 대학 다닐때 파일 가방 대신 그 피자집 메뉴판을 들고 강의실에간 대사건이 있었는데 말이다. 내 친구 금댕이를 대신해 오군의 매형, 그 아버님께 사과의 말씀전합니다. 

*택시타고 서울 구경
앞으로 상당기간 고수입이 예상되는 문*기가 자꾸 택시타자고 우기는 바람에 (지방살다 왔더니 적응이 안된단다) '니들이 내면' 이란 조건을 달았다.
황우성 내려다주고 (중앙대) 택시비의 거의 대부분을 낸 문*기 데려다 주고 (목동)
그리고 집으로 왔다.
고대찍고, 여의도, 강남찍고, 중앙대, 목동, 다시 신촌까지 그야말로 서울 대유람;;;
집에 도착한 것은 4시 30분. 그때부터 나는 원고의 패닉속으로;;;;;


*스쟈 언니 결혼식
새벽까지 원고 쓰고 아침에 일어난 것이 10시. 12시 결혼식이니 11시 30분에는 도착해야 스자언니랑 사진정도는 찍을 수 있을것 같았다. 회사 출근해야하는게 1시니까 완벽해. 결혼식은 보고 가겠구만 생각했었다. 국회도서관 지나치고 의원동산으로 향하는데
뭔가 황량해;;; 이상해;;; 허전해;; 아무도 없어;;;;

결혼식은 1시였다.
결국 나는 빈숲에서 쓸쓸히 한시간을 보내다가 스쟈언니와 사진을 박은 뒤 쓸쓸히 사무실로 돌아서고야 말았다는 이야기를 추가한다.


*강선배님 결혼식
사무실 돌아와서 수정된 부분 타임체크 다시하고 원고 좀 더 손본 다음, 내가 향한 곳은 목동 웨딩의 전당. 결혼식 전 이번 편 담당 피디님과 새 아이템에 대한 간단한 정리를 마치고 결혼식에 참여했다.

아! 씨엔블루가 축가했다. 잘생겼는데 너무 다 비슷하게 생겼다. 아이돌은 골라 먹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경우의 수가 중요하다. 선택의 다양성도 존중되어야하는 법이지.



*종로 연등축제
커피나 한잔 할까 하고 이금댕에게 문자 보냈더니 동네파 중 몇몇은 오늘 종로 연등 축제 구경간댄다. 나 안그래도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고쳐야할 원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로로 향했다.
다섯자리를 맡아두고 당당하게 앉아 있는데 여기저기서 백번 물어본다.
"거기 자리 있는거에요?"
"네 화장실 갔어요. 금방 올건데..."
가지도 않은 화장실을 갔다며 조마조마 동네파를 기다렸다.
예전부터 나는 맡아두고 기다리는 담당이었다. 대학때도 도서관 대여섯자리는 언제나 나의 책과 노트로 뒤덥혀 있었더랬지.

드디어 행렬이 시작됐는데...
아! 나 이거 직접 보고 싶었어. 너무 설레. 게다가 좋아하는 놈들이랑 있으니까 더 신나. 완전 목청껏 소리 높여 외치는데, 내 목소리가 너무 큰 덕분에 불교적 지식이 없다는게 만천하에 공개 됐다. 
"그니까 흰코끼리는 석가모니의 전생 아니냐고? 저 무섭게 생긴게 사천왕이냐고. 동방장군지국천은 옛날 클램프 만화 성전에 나왔던거 아니냐고. 거기선 쭉쭉 빵빵초 미녀였다고."
주기자가 쪽팔리다고 입좀 다물라고했다.
이 와중에 이금댕은 불자들이 행진하며 외치는 "성불하세요~"라는 말을 "함사세요~"로 들었다는 후문이.( 이건 2010년 슈동 크리스마스 때 퀴즈 문제가 되겠다. ㅋㅋ)

세시간 남짓 연등 행렬을 봤는데. 역시 종교는 퍼포먼스구나. 없는 불심이 생길 지경이었다.
"어디선가 보고 계시는 부처님. 나라가 이모양 이꼬라지입니다. 백성들이 진흙탕에 엉겨살고 있어요. 자기 조금 더 잘사는 것에 혈안이 돼, 살아 있는 많은 것들을 살생합니다. 다들 눈이어두워 '나'밖에 보지 못합니다. 이런 진흙탕을 정화시킬 연꽃같은 무언가가 나타날까요? 제 짧은 소견으론 '아마 안될거야'인데 말이죠."  
빌고 싶은 것이 참 많았고, 등의 행렬이 정말 끝이 없어서. 연등을 보는 그 순간만큼은 내 모든 소원을 이룰 수 있을것 같았다.

종로를 지나 광화문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치킨 맥주 어떠냐고 꼬셨지만 나는 원고를 다시한번 수정봐야했고, 출연자와 통화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거침없었던 5월의 주말 일정은 이것으로~~~






아 나 정말 이번 주말 서울 곳곳 안찍어 본데가 없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