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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의 집합

20세기 소녀 2010. 5. 6. 14:21


20대 여자들이 자주가는 다음카페가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세 곳이다. 나는 그 중 두군데에 가입돼 있다. 카페가 처음 생긴 목적성을 가지고 가입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 자주 드나든다.인터넷에서 찾는 즐거움의 90퍼센트 이상을 그곳에서 찾고 있다. 마치 루라도 열어보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듯 드나든다. 주로 두 군데를 자주 다니고 있는데, 그 중 한 카페 메인에는 소원을 비는 란이 있다.

며칠 전 아이템을 하도 안풀리길래 아이템 풀리라고 소원을 적었었다. 대략 5분쯤 지났었을까? 우연히 다시 메인페이지에 들어갔는데 놀라고 말았다. 그 짧은 시간 많고 많은 소원들이 달려서 내 글은 밀려버린 것이다.

이 카페에 드나든지 어언 1년이 다 돼가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 이토록 많은 소원이 적히고 있었다는걸 모르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새 글이 달리고 있는데, 대체 왜 그걸 몰랐을까?

대답은 간단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어도, 그 소원은 모두 똑같았기 때문이다. 마치 드래그해서 복사한 다음 가져다 붙이기 한 것 처럼 말이다.

돈 많이 벌고, 살빠지고, 로또 당첨되고, 예뻐지고, 시험 잘치고 (관)심남이 나에게 연락하고, 성공. 미모. 돈. 사랑.
지금 세대가 욕심내는 것들은 참 단순했다. 몇가지 주머니로 분류하면 싹쓸이 돼서 그 안에 쏙 들어갈 것 같았다. 그래서 몰랐었나보다. 거기서 거기인 소원들. 그 외의 것들이 적힌적이 없었으니, 새로울 것이 없었지. 


내가 빌었던 소원이 유달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디테일(?)이 살아있긴 해도 나의 소원 역시 '성공'이라는 욕망의 범주 안에 들어가니까. 그냥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나는 어떤걸 '소원'하며 사는 사람이 될지 말이다.

대량 생산 된 엇비슷하게 생긴 '대중'의 하나 일 수 밖에 없는 세대라 할지라도 특별한 것을 바라며 살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짤방은 나의 소원을 설명하는 그림.
나의 작은 소원중 하나는 집에서 개를 키우는 거다. 이름은 정해놓은지 오래다. "신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