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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8 인간의 땅을 보고


인간의 땅 2부 <철까마귀의 날들>을 보고 정말 펑펑 울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꼭 한번 보라고 꼭 봐야만 하는 다큐멘터리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영상에서 가장 신경 써서 담은 것은 '노동자들의 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역시, 같았다. 그들의 고되고 헐벗은 발.
그들의 발은 흔히 주먹이나 손으로 상징되는 노동성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연장을 쥘 기회조차 없는 제3국의 노동자이기 때문에.

맨발 맨발  여린 살갗이 쇠처럼 단단해지도록 갯벌을 헤치고 다니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그 발 아래 놓여 있었다.
그들이 끝없이 걸어야 하는 그 갯벌속에 있었다.

그들의 삶을 그대로 드러내는 영상이,
장면과 장면마다 과하지 않은 채 가진 것 그 자체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내레이션이.
이 프로그램 하나에 모두 녹아 있었다.

구성 공부할 겸 필사도 해보았는데
구절 구절 참 아름답기도 했지만, 기억에 남는 몇 구절을 올려본다.


-한끼 밥을 해결할 수 없을 때, 이 아이에게 아동노동이 불법이란 사실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석면가루가 치명적이라는 사실도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가난은 힘이 세다.
따지고 보면 단명한 이치다. 사람이든 까마귀든, 자식을 낳고 새끼를 키우기 위해 이 척박한 곳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는 이별.
지금 고향을 떠나는 벨랄에게 가난은 앞못보는 아이이고, 사랑하는 아내다.

-벨랄과 라흐만은 야간조로 일하고 있다.
5만디카, 우리돈 80만원을 모아 고향에서 장사를 하겠다는
벨랄의 꿈은 오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간의 땅 2부 <용광로 철까마귀의 날들> 中
글, 구성 문예원 연출 박봉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