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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30 자동완성이 파탄낸 나의 언어생활


요즘 나의 직업은 누가 보면 아이폰 유모+보모+집사+매니져+보디가드;;;
지난주 금요일에 받은 아이폰을 애지중지 모실 뿐더러 액정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비싼 스티커 사다 옷입혀 드려, 액정필름 잘못붙이면 바로 돈주고 다시 붙여, 케이스 다시 골라.... 그야말로 모시는 중이다. 

혹 사랑 이런것일까...........? -_-


나는 오늘에야 문자 자동완성 기능을 '해지'하는 법을 배웠다.
대화라는 건 어감 어순 느낌을 전달하는건데 하나로 통용되는 자동완성기능 따위를
대체 왜 만들었는지
멱살잡고, 내 체중으로 벽으로 몰아붙여, 눈에 기세등등 살기를 띄고,
과격하고 격렬하게 따지고 싶지만 영어를 할줄 모르므로 일단 패쓰!!!!

그간 자동완성기능으로 인해 파탄난 나의 언어생활은 다음과 같다.

"너도 아이폰 도착한거야? 완전 씬난다"
('신'을 '씬'이라는 된소리로 발음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나의 감정을 강조.)
하지만 친구에게 도착한 문자는
"너도 아이폰 도착한거야? 완전 쌈장이."

쌈장씬남 사이의 연결관계 누가 좀 설명해줄래? 우쥬플리즈?


뿐만 아니었다.
"쩡*야 나랑 금댕이는 오늘 애플스토어에 가야해서 미안"
"쩡*야 나랑 금댕이는 오늘 어플리케이션 미안"
지가 뭔데, 지멋대로 축약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적어와 동사를 지멋대로 바꿔!!!!!!

덕분에 나는 요며칠
'어플'이란 단어를 몰라서 트위터에 '커플'을 다운받고 싶다고 글쓰는 등신등신상등신이  되어버렸다. (커플이 다운받아서 되는거라면 이세상 솔로가 왜 있나요? 몇천불을 주고서라도 다운받겠죠;;;)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곤혹스럽고 굴욕스러운 것은 내 친구의 이름이었다.
 
내 친구 은경이의 이름은 ''이 '음'으로 번번이 바뀌는 불상사가;;;;;
이름풀이를 보아도, 신년사주를 보아도 버젓히 등장하는 "*경."
인류의 절반이 가지고 있는 신체 한부분의 명칭과 내 친구의 이름이 어디가 어떻게 비슷하다는건가!!! 내 친구 이름이 야동도 아니고!
돌려내라! 물어내라! 보상하라!

나의 파탄난 언어 생활을!!!!!!


그리하여 결심했다!
사람처럼 말하고 대화하고 감정교류가 가능한 인공지능의 출현은 아마도 나 죽을때나 가능할 것 같다. 인형에 이름붙여서 하루 안부를 주고받거나, 로빈슨크루소처럼 앵무새랑 대화하기면서 늙어가기 싫다면 주변사람들에게 더욱 잘해야할 것을 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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