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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24 지옥의 스노클링

지옥의 보트

 

보트를 타고 나가서 스노우클링을 하고 돌아오는데 단돈 20달러.
점심도 준단다.

비비큐 라고 하지만 나는 잔지바르에서의 비비큐는 생선이란걸 알고 있찌

 

여튼 숙소도 마음에 들었겠다, 

(마그하리비 하우스 Magharibi House인데

북킹닷컴에서 2박 예약하고 넘어와서

나 오래 있을거다 하루에 5만실링으로 해달라고 요구 해서

10박에 50만 실링으로 쇼부 봤다.

나는 주인 아저씨가 워낙 친철하고 새로 지은 하우스도

바로 해변 앞에 있는데다가 해변이 보이는 방으로 잡아줬기 때문에

더 깎을 생각은 안했다.

이정도 방이면 25달러는 넘겨야 하지 않나 생각했음.)

여튼 앞으로 11일을 능귀에서 보내기로 마음 먹은터라
생리가 끝나자마자 스노쿨을 신청했다.

그 보트에서 어떤 일을 만날지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채...


한국 블로그나 소감 후기 같은거 읽어보니까 멀미로 고생한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 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간 보트 안에서도
토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내가 바보였다.
물론 배멀미 비행기멀미 차멀미 따위 하지 않는 나니까.

설마 무슨일 있겠어? 란 생각이 전부였다.


물론! 나는 괜찮았다.

근데 보트를 타고 두시간 넘게 달리는 와중에
멀미를 하지 않은 건 보트 승선 인원 스물한명 중에
세 명(나 포함)이 유일...

 

잘게 부서지는 포말 잔 파도 거대한 파도 집채만한 파도 사이를 다니는
보트는 그야말로 놀이동산 후름라이드가 따로 없었는데
문제는 멀미가 아니었다.

 

더럽다는게 가장 큰 문제...;;;; ㅠㅠㅠㅠ

돌아가면서 자판기 버튼 누르면 음료수나 과자가 나오는 것 처럼
누군가 이번엔 너다. 니가 토할 차례야! 라고 스위치 누른 듯

돌아가면서 배 바깥으로 머리를 내밀고
토하기 시작...;;;

애기 둘과 함께 온 젊은 부부도 있었는데
갓난 애기가 토하고 난 다음, 애기 아빠가 토하기 시작...
갓난 애기의 누나로 보이는 누나도 토하기 시작..;;;

좀 있다가 엄마도 토하기 시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나는 지붕에 호기롭게 앉아 있다가
토하기를 시작한 20대 젊은 청년의 토사물이
공중에 분사되는 장면까지 보고 말았다.
몇 방울은 내 가방에 묻기까지....;;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푸른 바다 사이로 돌고래도 봤으나,
그 돌고래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은 보트에서 내가 유일..;;;
다들 토하고 정신줄 놓느라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튼 나는 더러운거 빼고 무사했으나,
열 여덟명 중엔 스노쿨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속출...;;;

문제는 두시간 스노클을 즐기고 난 다음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는데 있었다.

그 분들에겐 이 무슨 여섯시간짜리 생지옥이란 말인가...;;;

 

거기다 보트는 과연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게 하는 했다.
중간 중간 갑판을 열더니 배에 찬 물을 사람이 손으로 퍼서 날라..;;;;
야... 이 보트 물이 새는거 아니니?
라고 물었지만 괜찮대..;;
죽고 난 다음엔 괜찮지 않을텐데 말이다..;;

그래서 보트타는 내내 나는 해안까지 수영해서 갈 수 있는거리인가
아닌가를 계속 가늠해 볼 수 밖에 없었다.


여튼 아프리카 여행 근 40일째.
비싼 리조트 비치가 즐비한 잔지바르 능귀 해변에 있지만
나는 여전히 더럽고 못생겼다.   

 

 

 

 

 

식사를 공유해야하는 그 분들*에 관하여


탄자니아에서 대단한 식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능귀에는 현지인 로컬식당이 전혀 보이지 않고 ㅠㅠㅠ
(아마 내가 해변에 있기 때문인듯)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리조트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원에서 이만원 사이면 그래도 한끼 식사를 해치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문제는 이 식사를 그분들과 공유해야한다는 점이다.

아침 호스텔에서 한가득 차려진 과일이 날라져 오면
그분들이 나타난다!!!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먹고 난 뒤에 건드리는 건 참을 수 있지만
과일을 공유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문제인데
문제는 이것들이 과일에 달라붙어 먹다가

과일 위에 달라붙어 날아가지 못한다는데 있다.

 

식당에서 망고주스를 시켰을 때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한다.

잠시 한눈을 팔다가 파리떼를 내쫒는걸 게을리 하면
어느새 망고주스에 빠져서 파닥대는 파리를 만날 수 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건져내는 일도 쉽지 않고

건져 낸 다음 마시는 것도 쉽지 않다.

내가 다 마시고 난 다음에 빠져 죽든 헤엄을 치든 해수욕을 하든

상관 없지만 제발 몇모금 마시지 않았는데 빠지진 않았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