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괴리는
지나친 유사보다 힘이 세다.

나는 비겁하게 자리하지 못했지만, 트윗을 통해
쌍용자동차 스물두번째 노동자 추모제에서
신부님들이 쌍용노동자들의 발을 씻겨주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미 지나버린 '오늘'은 성목요일. 
추모제 촛불과 함께 올라온 다음 멘션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서로 사랑하여라'

서로 사랑하여라...
서로 사랑하여라...
사랑하여라..

라 쿠카라차가 노래하는 판초 비아의 용기를 닮고 싶다.
한쪽 다리가 떨어져 나가도,
배고픔과 굶주림에 허덕여 마리화나로 고통을 잊어도
바퀴벌레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지만 
꿈만은 바퀴벌레마냥 질기게 꾸던 멕시코 혁명군들의 노래
바퀴벌레, 라 쿠카라차

라 쿠카라차 라 쿠카라차
아름다운 그 얼굴-
라 쿠카라차 라 쿠카라차
그리운 그 얼굴-

큰 꿈은 꾸지 못하겠지만,
작지만 질긴 꿈을 꿀 수 있길...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 방한 켠에 앉아서 
결심은 언제나 쉽고 편리하다.   

그럼에도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과
죽고 죽이며 죽여야 사는 이 사바세계의 불협화음이 만들어낸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서러워서
원고 쓰다 말고 자꾸 훌쩍 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