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는 평일날 손대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드래곤볼, 창천항로, 슬램덩크, 프린세스, 올훼스의 창, 저스트 고고, 원피스...
아무리 심심할 지언정 20권이 넘어가는 만화책은 절대 지양해야할 것들이다.

나는 대체 왜! 국경일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하고 야근까지 하고 돌아온 밤 10시 30분에 그 책에 손을 대고 말했던가. 내가 손댄 책의 제목은 H2(전체 권수 34권)! 능남전과 산왕전에서는 대사 없기로 소문난 슬램덩크보다 3권이나 더 많다;;;;

어릴적부터 주인공의 편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피구왕 통키에서는 타이거를, 축구왕 슛돌이에서는 줄리앙을, 강백호보다는 서태웅의 편이었다. (이렇게 써놓고 나니 어쩌면 주인공의 편이 아니었던게 아니라, 주인공의 라이벌 되는 얼굴 잘난 오빠들의 편이었던걸지도;;;) 여튼 제 모든걸 던저 승부를 걸었는데도 져버리고 나면 그 허전한 심정이 너무 공감이가서....
그래서 결론은 난 히데오의 편♥ (왜 다 늙은 노처녀가 되서 보니까 가슴 설레냔말이다;;)

어릴적 무덤덤하게 넘겼던 장면 하나하나마다 숨어 있는, 정말 천재란 소리밖에 안나오는 연출. 여튼 빨리 휴일을 맞이하여 전권 다 읽고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에 가슴 아파해주고 어린시절 꿈꿀수 있는 하나의 목표가 주는 낭만에 대해서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중학교 까진 늘 첫째줄에 겨우 160이 됐을 무렵을 노래한 그 만화책은 (앞으로 영원히) 금서 목록 추가다. 놓쳐버린 사랑의 타이밍을 안타까워하는 만화 따우. ㅠㅠ 어제도 몇번이고 심장을 말랑하게 주물러 놔서 왈칵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
청소년의 꿈을 그린 야구 만화 보면서 대성통곡 하고 싶지 않단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