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얻은 결론인데,
세상 모든 이야기의 남자 주인공은 "부자"고,
여자 주인공은 "부자인 남자주인공"이 유일무이하게 온몸바쳐 사랑하는 여성인 것 같다.
오만과 편견 보면서 그 도도하던 베넷양 마저
마크 다아시의 정원(과 호수 거기 딸린 거대한 집)을 보곤 사랑에 빠져버리잖아?
물질 보고 빠지는 사랑은 거짓이라고 누가 그래?
세상 모든 이야기가 부자로부터 시작해서 부자로 끝나는구만.
난 친구의 친구보고 졸부스타일 같다고 욕했다가,
그애가 내게 쏜 꽃등심에 어린 핏물을 보며
'성격 참 시원시원하니 좋네'라고 눈녹듯 마음풀고 지껄였다고;;;
요즘은 맘이 허하다.
강박오빠가 한 말을 자꾸 곱씹고 있다.
어떤 대상을 소중히 여기다가 또 다른 소중한 것들이 생기는건 막을 수 없는 거라고.
사람 마음이란게 그렇게 간사하다.
매일 수 없고, 매여서도 안되고 부유하듯 둥둥 떠다닌다.
'책임'을 부여하고 싶은데, 놓아줄 수 밖에 없게 마음이라고 체념한다.
나에게 소중했던 것들이 언제까지 소중할 수 있을까,
내게는 아직 소중한데, 나만 남겨두고 모두들 다른 소중한 것들이 생겨버리면 어떡하나.
혼자 남겨지는 건 정말 싫다고 생각한다.
동네파 크리스마스가 성황리에 끝났다.
우리 앞으로 함께 보낼 크리스마스가 몇번 남지않았는데,
몇몇은 소홀하고, 몇몇은 파티자체를 귀찮아 하고.
그런 마음들이 뻔히 들여다 보여서 화가 났다.
새벽까지 선물을 포장하며 공들인 내 마음이 참 부질없고 보잘것 없어 보여서
괜시리 빈정대고 툴툴댔다.
하지만 나 역시
어제밤 소복소복한 눈은 그토록 예뻤는데, 아침 진흙탕 거리에선 진저리 내지 않았나?
가볍고 얄팍한 마음.
내가 가는 길을 나도 모르기 때문에, 평생을 고정해줄 주춧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