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은 장기간에 걸친 얕게 깔린 감정이라면
슬픔은 촘촘히 밀집 된 감정이라고 하겠다.
엊저녁엔 버스를 타는데 크고 높은 감정이 진짜 빵! 하고 터졌다.
몹시 슬펐다. 다행히 길게 가진 않았다.
마포대교 혹은 서강대교를 지나 신촌을 지나 동네에 도착.
나는 언제까지고 이 풍경을 반복해야 할까.
무수히 많은 반복을 한다 해서 그것이 반드시 궤도로 남는 것은 아닌데-
반복되는 일상이 숨통을 막고,
그러다 어느날 부질없이 사라질 것에 또 서글퍼지고.
소모 될 수 밖에 없는 진실이 속상했고
이 바닥을 아무리 난다 긴다 하지만, 결국엔 모두 퇴물이 될 것이 비참했고
다른 길은 있겠지만 결과 또한 모두 비슷할 것 같아서 슬펐다.
어제는 슬펐지만 다행히 오늘은 그렇지 않다.
언제나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던 나는,
앞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앞으로 인생의 화두를 찾는데 골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