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주말은, 근 2주만에 맞이하는 휴일이었다.
밴드오브브라더스가 하더라. 이거 톰하디가 (스쳐가듯) 출현(출연이라고 말할 분량이 절대 아니라고 했다;;)한다는 그 영화 아냐? 딱히 볼 TV 프로그램이 없기도 톰하디 나오면 톰하디 구경이나 하자 싶어서 계속 틀어 놓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확인한건 프렌즈 '로스'의 얼굴 뿐 흑흑 ㅜㅜ)
전쟁영화를 보기 싫은 이유야 많고 많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죽음'때문이겠지.
채 말라서 곱씹어 보기도 전에 계속 범벅되고 덧칠해져 끝없이 쌓여가는 무시무시한 폭력.
그게 진저리가 나고, 그 폭력에 무뎌지는 것 조차 불쾌하다.
간만에 놀러온 주기자랑 오리고기 구워먹으면서 계속 TV 응시하다가 결국 채널을 돌렸다.
하나하나 안타까워하고 통탄해야할 죽음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데 더이상 소화가 안되더라.
여튼 그러다가 돌린 채널에서는 '무사 백동수'가 하고 있었다.
무덤가에서 주인공의 아역쯤 되는 아이가 엉엉 울고 있었다. 아이의 옆에 선 어른이 짐짓 무게를 잡고 한마디를 던진다.
"울지 마라. 의로운 죽음이었다."
목놓아 울던 아이는 어른을 향해 볼멘 목소리를 던진다.
"세상에 의로운 죽음이 어딨습니까? 이건 개죽음입니다."
문득 인류 역사상 있었던 셀수없었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 서럽고 참혹한 현장이 안타깝지 않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저 대사만큼 꼭 들어맞는게 또 어딨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