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가 어렵다.
평생 담아두고 두고두고 보고 싶은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데 그렇게 갈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내 맘대로 될 수 없다. 그걸 알아서 더욱 어렵다.

선의 구분도 어렵다.
어느 선까지 유지해야 어느 정도 깊게 만나야 '나는 당신을 만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 년에 몇 번 숫자로 표현할 수 있어야 '연락하고 지낸다' 선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일까.

나에겐 그리운 얼굴들이 참 많다.
같이 커왔던 교회 언니들, 보고 싶은 대학 선배, 안쓰러운 동아리 후배, 웃음나는 중고등학교 동창생들. 일 시작하면서 알게 된 존경하는 사람들.
새로 정을 주고 공통된 기억을 쌓고, 새로운 공통사를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데 그걸 유지하는 일은 품이 든다. 그 품을 내고 짬을 내는게 참 어렵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들 말하던데,
자꾸만 작은 관계속에 매몰되어가는 것 같아서 때때로 불안하다.

점점 전화도 걸기 어색한 사람들의 이름을 들여다 본다.
내가 챙기고 안부를 전해야할 사람들의 기준은 어떻게 잡아야할까?
나에겐 그 누가 연락을 줘도 반가운 목소리일텐데. 그 이름들을 재고 자르고 고를 때마다 드는 섭섭한 감정은 어떻게 모아서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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