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해인사 촬영을 다녀왔다.
난생 처음 산사에서 잠을 자 보았고,
일반인은 감히 출입할 수 조차 없는 곳을 들어가보기도 했다.

그 짧은 2박 3일의 일정이, 마치 일주일이면 일주일. 한달이면, 한달같이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몇시간이면 몇시간. 몇초처럼 짧게도 느껴져서
차를 타고 내려오는 길이 그토록 아쉬울 수 없었다.
아쉬움을 곱씹고 씹으면서, 절에서 내려오는 이 길이 그토록 길 수 밖에 없는가를 떠올렸다.

비오는 대적광전. 그 뒤로 피어오르던 가야산의 물안개.
나는 새도 피해간다는 장경판전.
장경판전 입구에 피어오른 오후의 연꽃.
비로자나불에 새겨진 천년의 사랑.
바위 위 희랑대의 외로운 목탁소리.

천이백년의 역사답게 해인사 곳곳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숨쉬고 있었다.
이번 가을, 다시 해인사에 갈 수 있을까?
2박 3일로는 너무 짧아.  
다음번엔 새벽예불 드리면서 백팔배와 더불어 버려야할 많은 것들을 두고 오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