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근 일년 가까이 얼굴 못보는 친구놈에게 전화 왔다.
그네들 얼굴 못본건 번번한 약속 시간 변경과 급한 사건사고가 주 원인이었다.

"씅, 우리 오늘 볼꺼야 시간 돼?"

당시 나는, '그간 있었던 야근'으로 피폐해 있었고, '앞으로도 예상되는 야근'으로 인해 한껏 까칠해진 상태였다.

"안돼 바빠."

언제나 같은 말, 음절 어절 하나 안 다르게 네 글자를 입에 올려서 미안하지만, 내팔자가 이렇다.

"야 보*이 시집가, 그리고 나도 시집가."
 
니네.... 니네 이렇게 한큐에 둘이 가버릴래?? ㅠㅠ


스물 여덟부터 노산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남자 손도 못잡아 본 나는 성령으로 잉태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결국 바로 노산의 길을 걷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한놈 두놈 떠날 때가 됐다는 것도 알고 있긴 했는데 이렇게 또 한큐에 두명이 가버린다고 하니까 허전하고 씁쓸하다~ 결혼한다고 못보는 것도 아니고, 결혼 안한 상황에서도 못보는긴 마찬가지니까. 별 외로울 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허전함을 감출수가 없는걸.

아마도 변할테니까.
특히나 이 사회에선 남자보다는 여자 쪽이 바뀌길 요구하니까 많아지니까. 내가 그네들에게 차지하는 우선순위는 저 멀리 밀려날게 뻔해지니까. 뭐 여튼 그래서 섭섭하다.
결혼과 동시에 지워질 멍에들을 생각한다면 아직도 나는 결혼을 하고 싶진 않지만,
여튼 내 친구들만큼은 한껏 행복했으면 좋겠다. 결혼하길 정녕 잘했다고 생각할만큼 예쁘게 살았으면 좋겠다.


여튼, 곧 만나 우리♥
맛있는 것도 얻어 먹고, 나 월급 오른 한턱도 쏘고
그날 너희들의 행복을 마음껏 빌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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