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다시 좋아져서
어제밤에는 통이랑 산책을 다녀온 뒤 멍청하게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통이가 더울까봐 여름 내내 쳐놓았던 가림막도 걷어냈고,
여름내 아빠의 간식거리가됐던 오이덩쿨도 쳐낸 옥상하늘이 어찌나 '탁'하고 틔였던지...

옆에서 물병을 잡겠다고 파닥파닥 점핑하는 통이와
아무리 뻗어도 도달할 수 없는 밤하늘의 풍경은
<라이프 오브 파이>를 떠올리게 했는데...;;;
(생선잡는 리짜드 빠커같이 너무 열심히 뛰어다니는 바람에...)

그 풍경이 너무 좋아서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행복을 결정 짓는 건 소유 보다는 경험이라고 하던데,
경험이 곧 소유 아닐까?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고 
영영 잃어버리지 않을 아주 흡족한 소유물

오늘 밤도 옥상에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어린왕자> 속 나오는 여우의 뒷모습 같이
길이들어 세상에서 하나 뿐인 통이의 뒷모습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