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간만에 (평일) 쉬는 날이었다. 머리자르고 병원들리고 쩡아랑 신촌 북오프를 찾았다. 나의 배낭 속에는 등짐, 책 서른 일곱권이 들어 있었다. 헌책을 들고 오면 쳐주던 가격에 50프로를 덤으로 준다는 쿠폰이 있었다. 거기에 꼬여서 며칠 내내 책 정리를 했는데, 그 서른일곱권을 37800원 밖에 안주더라. 인체포즈집 같은건 알라딘에서 팔아도 제법 돈 받을지도 모르는데;;; 이왕 지고 온 내 노동력이 아까워서 그냥 팔았다.
근데 그 책들이 정녕 아깝다면 거기서 돈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견물생심이라고, 보이는게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걸 고르지 않을 수 없고, 골랐는데 두고 나올수는 없는 일이었다.
계산하자마자 유유히 북오프를 나서겠단 결심이 무색. 결국 나는 바구니를 집어들었다. 프린세스 전권 중에 유일하게 빠진게 20권이었다 1000원이더라. 하백의 신부는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쌔삥한 새거가 보기 좋게 놓여있어서 결국 지르고 말았다. 이거 올해 드라마 된다고 들었다;;; 그리고 절판된 플라이투더스카이 5집을 골랐다. 이거이거 알라딘 중고에서 배송비 주면 근 새CD 값 되던거 아닌가, 이게 왠 횡재인가 싶었다.
그리고 눈에 띈게 김건모 2집! 무려. 내 스무살 명곡 <우리 스무살때에>가 수록된 명곡. 이문세 골든 베스트 앨범도 샀다. 사이먼 앤 가펑클 베스트도 골랐고. 결국 내다 판 책이나, 내가 들고온 책이나 거기서 거기가 되버렸다.
이왕 나선 김에 확실히 돈을 써주리라. 신촌로타리에서부터 현대백화점 동교동 연남동으로 이어지는 헌책방 순례를 시작했다.
헌책방에서 문계주 단편집을 구했는데! 아 정말 집어 들었을 때 울컥했다. 이런 소소한 개그로도 그 시절 그토록 깔깔대고 웃었다니. 개그도, 소재도 참 소박하다. 불륜이나 남의 불행을 바라는 일 따위 아무것 하나 없다. 작은 다툼 작은 고민 사소한 갈등. 그것만 넘어서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그 옛날, 나를 비롯한 모두들 바라는 게 참 작았다. 행복을 담는 그릇의 크기가 작으니까 조그만 행복으로 가득찼던거다. 지금은 그게 너무 커다란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런 작은 행복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지도 모르지. 아니면 세상이 자꾸 그릇에 구멍을 내는건지도 모르겠다. 조금 채워질만 하면 모두 새어 나가게 그래서 콩쥐가 채우던 물독처럼 아무리 담아도 채우지 못하는 걸 수도 있고.
중고 만화책 서점에는 이케다 리요코의 <에로이카> 만화책을 발견했는데 전권 세트로 사야한단다. 난 1권부터 5권까지 가지고 있는데;;; 게다가 권당 3000원이란 말에 조용히 물렀다. 난 그여자 만화의 노예는 맞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그닥 보고 싶지 않다. 조세핀의 허영 가득한 일생을 읽어내기엔 앙투아네트의 드레스를 동경하던 초등학교 4학년 시절에 비해 많이 비딱해졌다. 자꾸 자꾸 변하는 구나.
다음 헌책방에서는 미래사 한국인 100인 선정 시집을 두권 더 구했다. 전권을 모을 생각은 없지만 한번쯤 들어봤던 시인의 시집 정도는 구색을 갖춰놓고 싶다. 아마도 인체포즈자료집이 빠진 자리에 채워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향미에 들려서 오향 돈까스를 먹었다. 오늘은 소룡포에 도전했는데, 맛있더라. 향미는 전체적으로 만두맛이 다 괜찮은 편인것 같다. 가격대비 양도 괜찮다. 큰 만두는 언제나 남겼더랬지. 하지만 나의 선택은 언제나 한결같다. 오향돈까스. 같이 먹는 사람 수가 좀 더 많았다면 다른 요리에도 도전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스테레오가 사라진 연희동에선 커피숍의 선택이랄게 없다. 노손에 앉았다 담요를 두르니 나름 추위도 견딜만 하더라. 쩡아와 나는 지금까지 만화책에서 좋아했던 남자 캐릭터들의 조건에 대해서 말하더라.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대게는 돈이 많다. 이 돈 없으면 만화주인공도 못하는 더러운 세상~ (언젠가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그릇이 작아진다고 마냥 행복해지는게 아니라 콩쥐에게 나타난 두꺼비처럼 더러운 세상이 낸 구멍낸 자리 막을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근데 그 책들이 정녕 아깝다면 거기서 돈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견물생심이라고, 보이는게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걸 고르지 않을 수 없고, 골랐는데 두고 나올수는 없는 일이었다.
계산하자마자 유유히 북오프를 나서겠단 결심이 무색. 결국 나는 바구니를 집어들었다. 프린세스 전권 중에 유일하게 빠진게 20권이었다 1000원이더라. 하백의 신부는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쌔삥한 새거가 보기 좋게 놓여있어서 결국 지르고 말았다. 이거 올해 드라마 된다고 들었다;;; 그리고 절판된 플라이투더스카이 5집을 골랐다. 이거이거 알라딘 중고에서 배송비 주면 근 새CD 값 되던거 아닌가, 이게 왠 횡재인가 싶었다.
그리고 눈에 띈게 김건모 2집! 무려. 내 스무살 명곡 <우리 스무살때에>가 수록된 명곡. 이문세 골든 베스트 앨범도 샀다. 사이먼 앤 가펑클 베스트도 골랐고. 결국 내다 판 책이나, 내가 들고온 책이나 거기서 거기가 되버렸다.
이왕 나선 김에 확실히 돈을 써주리라. 신촌로타리에서부터 현대백화점 동교동 연남동으로 이어지는 헌책방 순례를 시작했다.
헌책방에서 문계주 단편집을 구했는데! 아 정말 집어 들었을 때 울컥했다. 이런 소소한 개그로도 그 시절 그토록 깔깔대고 웃었다니. 개그도, 소재도 참 소박하다. 불륜이나 남의 불행을 바라는 일 따위 아무것 하나 없다. 작은 다툼 작은 고민 사소한 갈등. 그것만 넘어서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그 옛날, 나를 비롯한 모두들 바라는 게 참 작았다. 행복을 담는 그릇의 크기가 작으니까 조그만 행복으로 가득찼던거다. 지금은 그게 너무 커다란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런 작은 행복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지도 모르지. 아니면 세상이 자꾸 그릇에 구멍을 내는건지도 모르겠다. 조금 채워질만 하면 모두 새어 나가게 그래서 콩쥐가 채우던 물독처럼 아무리 담아도 채우지 못하는 걸 수도 있고.
중고 만화책 서점에는 이케다 리요코의 <에로이카> 만화책을 발견했는데 전권 세트로 사야한단다. 난 1권부터 5권까지 가지고 있는데;;; 게다가 권당 3000원이란 말에 조용히 물렀다. 난 그여자 만화의 노예는 맞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그닥 보고 싶지 않다. 조세핀의 허영 가득한 일생을 읽어내기엔 앙투아네트의 드레스를 동경하던 초등학교 4학년 시절에 비해 많이 비딱해졌다. 자꾸 자꾸 변하는 구나.
다음 헌책방에서는 미래사 한국인 100인 선정 시집을 두권 더 구했다. 전권을 모을 생각은 없지만 한번쯤 들어봤던 시인의 시집 정도는 구색을 갖춰놓고 싶다. 아마도 인체포즈자료집이 빠진 자리에 채워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향미에 들려서 오향 돈까스를 먹었다. 오늘은 소룡포에 도전했는데, 맛있더라. 향미는 전체적으로 만두맛이 다 괜찮은 편인것 같다. 가격대비 양도 괜찮다. 큰 만두는 언제나 남겼더랬지. 하지만 나의 선택은 언제나 한결같다. 오향돈까스. 같이 먹는 사람 수가 좀 더 많았다면 다른 요리에도 도전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스테레오가 사라진 연희동에선 커피숍의 선택이랄게 없다. 노손에 앉았다 담요를 두르니 나름 추위도 견딜만 하더라. 쩡아와 나는 지금까지 만화책에서 좋아했던 남자 캐릭터들의 조건에 대해서 말하더라.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대게는 돈이 많다. 이 돈 없으면 만화주인공도 못하는 더러운 세상~ (언젠가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그릇이 작아진다고 마냥 행복해지는게 아니라 콩쥐에게 나타난 두꺼비처럼 더러운 세상이 낸 구멍낸 자리 막을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