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에게

20세기 소녀 2011. 4. 13. 09:47


S!
쿠바 여행 초반, 내가 쿠바에 얼마나 실망했는지 너는 모를꺼야.
돈을 달라는 거지들, 20CUC에 몸파는 아가씨들. 
단순히 빵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

그 실망이 극에 달했을 때, 독일인 친구가 '이곳 쿠바를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어.
나는 주저없이 '북경 가본적 있니? 중국과 다를바 하나 없어.'라고 대답했지.

아바나에서 뜨리니다드를 넘어가는 버스 안.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OST를 듣고 있었어.
그리고 자본화 되어가는 쿠바에 대한 쓰디쓴 감상을 곱씹고 있었지. 

그때 마침 흘러 나온 노래가 Veinte años . 
그런데 노래가 말해주고 있더라고.
20년전 사랑은 더 이상 기억해선 안된다고, 그 사랑은 과거를 의미할 뿐이라고.  
불현듯 그 생각이 드는거야.
이곳에서 혁명이 있은지 50년도 더 지났단 생각이. 
그리고 이곳도 이제는 다른 사랑(?)을 시작할 때란 생각이 들었어.

그 버스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
쿠바는 결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의 정답이 될 수 없겠지.

-그럼에도.
페루 띠띠까까호수 해발 4000m 살면서 평생 양말 한번 제대로 챙겨신지 못하는 아이들이
기억나. 1솔짜리 팔찌를 팔기 위해 관광객 틈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지.
그런 아이들이 최소한 성년이 될때까지는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노동으로부터 보호 받고,
리마 플로렌스 부자거리. 보그를 읽고 BMW를 몰고다니는 아가씨들과 평생 양말 한켤레 사신지 못하는 않은 인디오들이 동등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상.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최소한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구현하는데서
쿠바는 조금 더 아름답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니가 나에게 '쿠바'는 아메리카 다른 나라들 중에 제일 마지막으로 가봐야
무언가 느낄 수 있다고 말해준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봤지.

고마워. 네 충고가 없었더라면, 어쩔뻔 했니?
여튼 나는 서른다섯 전에 다시 한번 쿠바를 밟기로 결심했어.

부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쿠바가 지금보다 아름답고 사랑스럽길!
거리 골목골목 만났던 빛나던 이들이 지금보다 평화롭고 행복하길!  


-장*다보다 못한 년으로부터

 

 







Veinte Anos
Qué te importa que te ame, si tú no me quieres ya? 
El amor que ya ha pasado no se debe recordar Fui la ilusión de tu vida un día lejano ya, Hoy represento
al pasado, no me puedo conformar.
Hoy represento al pasado, no me puedo conformar.
Si las cosas que uno quiere se pudieran alcanzar, tú me quisieras lo mismo que veinte años atrás.
Con que tristeza miramos un amor que se nos va
Es un pedazo del alma que se arranca sin piedad.
Es un pedazo del alma que se arranca sin piedad.
Si las cosas que uno quiere se pudieran alcanzar, tú me quisieras lo mismo que veinte años atrás.
Con que tristeza miramos un amor que se nos va
Es un pedazo del alma que se arranca sin piedad.
Es un pedazo del alma que se arranca sin piedad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예전에 사랑했었다는게 무슨 상관인가요
이미 지나간 사랑은 기억해선 안되겠지요
먼 옛날 나는 당신 인생의 꿈이었는데 지금은 과거를 의미할 뿐이고
나는 그때와 같아서는 안되겠지요
누구라도 원하는 일들을 이룰 수 있다면 당신은 이십년전과 똑같이 나를 사랑하겠지만
사라져가는 사랑을 슬프게 바라봅니다
처참하게 부서져버린 영혼의 한 조각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