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들어 찬 사막을 봤다.
트럭 천장에 앉아 거울같은 공간을 봤을 때, 문득 작년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을 때가 기억난다. 왕언니 선배님이 우유니가 소개 된 네이버 메인을 보여줬었는데, 나는 정말 뭐에 홀린 듯이, 무심결에 말했었다.

"저 저기 갈래요 내년에"

그 말이 현실로 이뤄질줄이야
트럭 위에 타고 마리셀이랑 빠올라 마사에게 끊임없이 외쳤다.
"못믿겠다 언빌리버블!"
실은 보고 온 다음에도 못믿겠다.

 




그러다 저 편에서 구름이 무리지어 나타났다.
 


맨발에 부딪히는 굵은 소금비는 쓰렸지만, 색다른 날씨를 둘이나 만난 건 행운이었다. 

불규칙한 낙하 불규칙한 알갱이 불규칙이 만들어 내는 리듬
흐려지는 하늘 어느새 서서히 물러나는 구름
시간과 공간의 접점을 온 몸으로 느끼는 몇 안되는 경험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연주소리.

아르헨티나 남자애가 기타보다 작은 사이즈의 악기를 튕기면서 뚱당뚱당. 
내가 악기 들고 다니는 남미 애들 중에, 연주를 잘하는 애를 몇 못봤는데 발군의 실력이었다.
부에노~
칭찬 한마디에 수줍게 웃더니 직접 기타를 매주었다. 나 악기 연주 못해를 스페인어로 말할 자신은 없고...  R.ef 상실이란 노래가 있다. 기타를 두번 치면서 "탕탕! 사랑했던 나의 마음 속에~' 그 흉내를 내줬더니 빵하고 한참을 웃어줬다. 

아마도 나는 우유니 사막 내리는 빗속에서 들었던 그 기타연주를 평생 잊지 못하겠지.


아브라카다브라
모든 것이 말하는대로 이루어 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만큼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