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뻬드로아따까마'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2.27 피는못속여-2월 27일(산뻬드로아따까마)


피는 못속여
산띠아고에서 아따까마행 버스를 타는데 한 동양인의 얼굴이 보였다. 내가 남미와서 생긴 능력중에 하나는 일본인과 한국인의 얼굴을 식별하는 능력이다. 딱 보니까 잰 한국사람이다 싶었다. 근데 어랍쇼? 가방이나 옷의 브랜드가 아무리봐도 한국인이 아닌거다. 그렇다고 교포 삘이 나는건 아닌데 말이지....
그에게 웃으면서 말을 걸어보니, 그는 일본인이었다. 마사. 30대 중반으로 봤는데 42세였다. 다시 한번 일본인의 동안에 탄복 또 탄복! 마사와 나는 같은 숙소를 찾았다. 둘이 가서 쇼부치면 좀 더 싸게 우유니 숙소를 묵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우유니 투어도 같이 떠날까 한다.

아따까마에 도착하자 마자 약간 어지럼증도 있는거 같고 산소도 부족한거 같길래 내가 고산병 같다고 하니까 (심지어 고산병도 일본어 한자와 한국한자가 같았음) 마사가 코웃음 쳤다. 꾀부리지 말라고. 자기 아르헨티나에서 6000미터에도 올라가봤다 왔는데 여기 2500미터 될까 말까라고. 된다고 전세계 산이란 산은 안타본적 없다는 마사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마사와 코카잎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마사가 우리나라에 대해서 너무 잘아는거다. 삼성은 물론이고 LG 횬다이(현대;;; 이거 알아듣느라 한참 애먹었다) 한나라당 민주당 노무현 이명박 모르는게 없쒀! 한참 친해진 다음에 그는 웃으면서 말해줬다. 자기 재일교포3세라고. 할머니 할아버지 경상북도 사신다고;;;
그럼 그렇지 피는 못속인다.

마사와 묵게된 호스텔이 무척 마음에 든다. 숀체크 호스텔인데 100배즐기기에 나와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여튼 론리플래닛에는 나와 있다.
여튼 오늘 태어나서 사막은 처음 겪어봤다. 낯선 풍경이 마음에 쏙 든다.
내일 새벽에 떠나게 될 간헐천 투어에서 나의 고산병이 있을지 없을지가 판가름 난다. 떨린다. 그리고 무섭다. 고산병으로 우유니에서 돌아가신 60대 주부의 사건 따위는 듣지 않는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흑흑




오늘의 곰인형 : 버스에서 만난 까롤리나
아따까마로 넘어오는 버스 내 옆자리에 앉았다. 연신 남자친구와 통화하고 (깨가 쏟아졌다 쏟아졌어 젠장;;) 22살 대학생이라고 한다. 아주 두꺼운 고대문화역사에 관한 책을 가지고 있길래 나도 사학과 졸업했다고 말했는데 나는 영어로 그녀는 스페인어로 말했으니까 통했는지는 의문이다. 사학과를 나오면 뭐하나, 만리장성과 용 중국황제에 대해 나름 설명해주고 싶은게 너무너무 많았는데 그녀는 심볼 조차도 못알아들었다 ;ㅁ; 나의 짧은 영어와 그녀의 짧은 영어가 맞부딪혀서 낸 결말은 서로를 향한 미소와 배려 선물만이 전부. 흑흑.

한밤중에 헤어져서 후레쉬터뜨린 사진밖에 없다 흑흑 미안해 까롤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