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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1 드디어 봤다 <워리어> 2

그러니까
꼭 그런 느낌이었다.
투우하는 검은 소가 벽이고 철문이고 무시하고 아무대나 막 들이받는 느낌. 
살아 날뛰는, 퍼덕이는, 요동치는,
나. 시방 지금 위험한 짐승이여~의 느낌. 

운 좋게 <워리어>시사회에 당첨됐다. 
시사회 신청은 처음해보는 건데, 바로 당첨이길래. 아무나 되나보다 싶었는데 막상 그게 아니었나봐. 주위에서 용케 당첨됐다며 축하해주네;;;
뭐 상관 없다. 톰하디 빠순이인 나로선, 애초 극장서 다섯번 볼 생각이었다. 이제 네 번만 더 극장가서 보면 되겠다 싶다. 

영화 참 잘뽑혔다.
초반부는 조금 퍽퍽하긴 했지만, 나름 몰입할만 했고. 자잘한 장치들이 마지막에 감동을 불려주고 터뜨려주는 역할을 잘하는 것 같다. 가족애를 다루기 때문에 내용이 약간 빤한건 어쩔 수 없다 치자.
특히 군더더기 없는 장치가 퍽 마음에 들었다. 특히 옛날 가정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과거 회상씬이 없었는데 그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간결미가 넘치는 영화다.
마지막 마무리야 가족애를 표방한다니까 훈훈할 수 밖에 없었고.

그리고.. 우리 오빠는 말예요.....
우리 우리 오빠는 말이죠...

아 놔 톰하디 빠순이 평생할꺼야.
평생 부르짖을(이름에 추가해둘)꺼야.
이제 톰하디 빠순인거 부크러워도 않을거야.

뭐 이렇게 인간이 (또라이) 연기를 잘할 수가 있는건가요?!?!?!
특별히 얼굴 밖으로 꺼내놓은 감정이 분노 또는 분노를 누르는 절제 두가지 밖에 없는데도,
우리 오빠 연기 잘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잘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영화 중간 중간, 슬펐다.
아무래도 지난주에 <리얼스틸>을 본탓이겠지. 로봇 보고 자기처럼 싸우라고 레프트 라이트 잽을 휙휙 휘두르는 휴잭맨은 팔을 한번 뻗으면 끝이 없었다. 
근데 우리 오빠... 안그래도 180(이 안될거라 예상하는) 단신의 우리 오빠는 팔이 짤바아~ 너무 짧아~ 게다가 <브론슨>찍는다고 불리고, 인셉션 찍는다고 빼고, <워리어> 찍는다고 불리고, <디스민워>찍는다고 빼고, 불리고 빼기를 반복한 결과 숭모근이랑 팔근육이 상체가 너무 발달해버렸다. 그니까 그런 느낌. 뭔가 더 뻗을것만 같은게 있는데 이미 다 뻗어버린것 같은거지. 

그래도!! 
정말 왜 우리 오빠한테 성난황소 운운하고 말론브란도의 현신 운운했는지 제대로 깨달았음.ㅜ_ㅜ 이렇게 우리오빠가 (또라이) 연기를 (또 다시) 잘했는데, 왜 왜 왜 미시간에선 흥행을 못했니이이이 ;ㅁ; 

백현진 <무릎베개> 같은 노랠 듣다가 그런 상상을 한 적이 있다. 이정도로 미친사람이 사랑을 퍼부어 준다면, 아무리 개망나니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지. 평범한 인간들이 줄 수 있는 사랑의 크기가 10이라면 백현진 같은 목소리는 30이나 40의 광활하고 방대한 어마어마한 사랑을 퍼부어 줄 거 같으니까.
그 절대성으로. 그 희소성만으로도. 그 사랑은 분명 목숨을 걸만큼 값어치 있는거니까.  

그니까 <워리어>에서 톰하디가 연기한 토미가 딱 그짝이었다. 저렇게 미쳐 날뛰는 사람이니까 비교가 불가능하다. 다 쏟아 놓으니까 절대적이 돼버린다. 존재자체가 유일해지고 희귀해지고 그래서 매력적이고.

여튼 11월 3일 개봉일이 너무 멀다.
벌써부터 다시 보고 싶다 ㅠ_ㅠ
벌개진 눈이 미쳐 날뛰다가도 언뜻언뜻 스치는 외로움이 자꾸 아른거리네.
고독을 씹고 또 씹고 질겅이는 우리 오빠 멋있쪄... 진짜 멋있쪄.... :Q.....